제810장
급히 군함으로 돌아오자 열이 펄펄 끓는 서정희를 보게 되었다. 온몸이 불에 타는 듯 뜨거웠지만 서정희는 춥다고 중얼거렸다.
군의관은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장관님, 이미 아가씨에게 약을 놓아드렸습니다. 하지만 아가씨 몸 상태도 상태인지라 고열이 계속 되면 위험합니다.”
다행히도 군함에는 의료 자원이 풍부했다. 염정훈은 그저 옆에서 열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날은 아직도 밝아오지 않았다. 밖은 안개로 뿌옜다. 바다가 울부짖는 소리도 똑똑히 들려왔다.
염정훈은 옷을 입은 채로 서정희의 곁에 누웠다. 가슴 아픈 눈길로 서정희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두 사람은 늘 함께 지냈지만 염정훈은 다른 사람으로 변장해야 했고 정희를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어 몇 번이고 서정희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
다행히도 멘탈이 강해 의심을 피해 넘길 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조용히 잠든 서정희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무척 뜨거웠다.
머리 위로 솜털 같은 머리카락이 보이자 염정훈은 더욱 자책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정희야…”
서정희는 꿈이라도 꾸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옹알거렸다.
염정훈은 그런 정희를 조심스레 품에 그러안고는 등을 토닥이며 달래주었다.
“괜찮아, 내가 있어.”
서정희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다시 진아영과 함께 세계 일주를 하던 때로 돌아가 있었다.
전 세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그들은 생기발랄하고 당당했다.
그날 밤 폭풍우가 몰아치고 파도가 넘실대 호화 크루즈가 난파되어 그녀들은 바다에 빠지게 되었다.
겁에 질린 서정희가 살려달라고 소리쳤고 그때 군복을 입은 남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그 남자가 서정희의 귓가에 속삭였다. “괜찮아요. 제가 있어요.”
단단하고 굵은 팔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쌌다.
정희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남자의 목을 꼭 껴안고 한 몸이 되어 파도에 넘실댔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었는데도 그녀에게 극도의 안정감을 주었다.
순진했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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