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7장
임성훈은 서정희를 데리고 배 위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젖은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이 큰 수건만 두르고 있었다. 서정희는 다급히 민경의 행방을 물었다.
오랫동안 차가운 바닷속에 있었던 서정희는 입술이 새파랗게 질렸고 안색도 창백했다.
“정희 씨, 우리 살았어요. 아이는 군함으로 옮겨져서 지금 군의관의 검진을 받고 있어요. 정희 씨 옷부터 갈아입으세요. 그러다 감기 걸리겠어요.”
“아뇨. 그 애 보고 싶어요.”
서정희는 급히 일어나 맨발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복도로 나온 서정희는 하얀색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손에 무기까지 들고 서있는 모습을 보자 압박감이 느껴졌다.
서정희는 그제야 자신이 맹씨 아저씨 배가 아니라 으리으리한 군함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복도에 서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문을 박차고 나온 서정희에게 쏠렸다.
서정희는 동작을 멈추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긴장감이 넘치는 압박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래서 서정희는 더욱 불편해졌다.
임성훈이 곧 뒤따라 나왔다. “급해 마세요. 제가 모셔다 드릴 게요.”
서정희가 굳어있는 것을 느낀 임성훈은 서정희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이쪽이에요.”
서정희는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임성훈이 이런 압박감 속에서도 마치 제집을 드나드는 것마냥 등을 곧게 펴고 침착한 표정으로 허둥대지도 않고 익숙하게 자신을 다른 방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작은 아이가 의식을 잃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서정희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쏜살같이 딸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가 두 눈을 꼭 감고 있자 서정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군의관에게 물었다. “의사 선생님, 아이 어떻게 됐나요?”
군의관이 조금의 도도한 기색이 없이 상냥하게 대답했다.
“정희 아가씨, 걱정 마세요. 바닷물을 먹었길래 방금 토해내게 했어요. 다만 나이가 너무 어려 크게 놀란 것 뿐이니 곧 깨어날 거예요.”
정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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