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6장
어린 아이는 이미 바닷물을 삼킬 대로 삼켰다. 게다가 극도의 공포에 질린 아이의 몸은 걷잡을 수도 없이 떨려왔다.
“괜찮아, 엄마가 널 구하러 왔어.” 서정희는 아이의 마음을 달랬다.
해적선이 점점 가까워지는 가운데 맹씨 아저씨가 사람을 시켜 물대포로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경은 너무 어린 아이였다.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상황 속에 아이는 목숨을 위협당한 것을 느낀 건지 놀란 몸이 미칠 듯이 떨려왔다.
서정희는 아이를 안고 물 위로 올라온 것만으로도 힘이 빠졌는데 아이가 몸부림까지 치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파도가 너무 세서 그녀도 이미 바닷물을 만이 삼켰다. 그런데도 서정희는 아이가 바닷물을 더 먹을까 걱정돼 아이를 높이 받쳐들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힘을 뺏기기라도 한 듯 힘이 점점 더 빠지면서 몸이 나른해졌다.
서정희는 이대로 가다간 그녀와 아이 둘 다 목숨을 잃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조차 구할 수 없는 건강하지 않은 몸이 원망스러웠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가 그녀의 얼굴을 사정없이 내려쳤다. 아이를 안고 있는 몸이 파도를 따라 넘실거렸다.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 하늘이, 자신의 무력함이. 이제야 겨우 친딸을 찾았는데.
왜 꼭 이런 곳에서 만났어야 했지?
그것도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서?
살 수 있을 거라, 살려낼 거라 확고했던 생각이 점점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자신이 운 좋게 배에 다시 오른다 해도 어떤가.
해적들은 이미 그녀가 탄 배를 노리고 있는데.
배에 오르든 오르지 않든 다 죽은 목숨이었다.
아이를 꼭 안고 있던 서정희는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하늘 위로 치솟는 불빛을 빌려 아이를 지켜보았다.
“아가야, 엄마는 널 만나게 되어 너무 좋아. 근데 미안해. 만나자마자 또 헤어져야 해서.”
그녀는 조금씩 힘을 풀었다. 아이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아가야, 엄마가 많이 사랑해. 무서워하지 마. 죽든 살든 앞으로는 엄마가 항상 곁을 지켜줄 거야.”
죽음을 각오한 그녀는 아이를 안고 천천히 바닷속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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