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8장

임성훈이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정희 씨, 우리가 구조되었을 때 제가 얘기했어요.” “맞아요. 이 분이… 임성훈 씨가 얘기해 주셨어요. 그럼 전 이만.” 왠지 모르게 서정희는 의사가 도망치듯 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임성훈이 침착하게 말을 건넸다. “아가씨, 옷부터 갈아입으시죠. 생강차 갖고 오라고 할게요.” “네.” 방안에는 정희와 아이 둘만 남았다. 정희는 조심스레 아이 옷을 벗겼다. 아이의 키는 또래 아이와 비슷했다. 조산한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몸도 하얗고 깨끗했다. 손에 작은 상처가 나있는 것 빼고는 상처 하나 없이 말끔했다. 지한이 그들을 잘 보살피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정희는 커다란 남성 셔츠로 어린 아이 몸에 둘러주고는 본인도 옷을 갈아입었다. 아이 몸에 둘린 셔츠와 같은 사이즈의 셔츠였다. 서정희가 입으니 엉덩이까지 푹 가릴 수 있을 정도로 길었다. 정희는 서둘러 남자 바지를 추켜올렸다. 비록 헐렁헐렁했지만 아무것도 입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몇 분 후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서정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오세요.” 임성훈이 먹을 것과 함께 생강차와 약선을 들고 들어왔다. “정희 씨, 몸은 좀 어때요?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요?” 서정희는 딸과의 재회에 흠뻑 빠져 몸에 한기가 돌고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조금 춥네요.” “추워요?” 임성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방안에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놓고 있어 셔츠 한 장만 입고 있어도 더운데 지금 춥다고? 아무래도 아직 몸에 한기가 남아있는 듯 했다. 임성훈은 얼른 손에 들린 생강차를 건네주었다. “따뜻한 것 좀 마시고 몸 녹이고 있어요.” “네.” 꿀꺽꿀꺽 생강차를 비워낸 서정희는 그제야 임성훈이 아직도 젖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알아챘다. “왜 아직도 옷을 안 갈아입었어요? 감기 안 걸려요?” “전 건강해서 감기 같은 건 잘 안 걸려요. 일 다 보고 나서 갈아입어도 돼요. 다 큰 남자가 감기는요.” “지금 상황은 어때요?” 서정희는 또 다른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