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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장

곧 악마의 해역으로 들어간다. 임성훈은 이제는 이 잡어를 제거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이 시간이라면 상대방은 분명 다용도실에 숨어있을 것이다. 임성훈은 다용도실에는 공구만 들어있고 몇 달 간 아무도 이 곳에 오지 않았다는 것을 미리 알아봐 두었다. 문이 열리자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곰팡이 냄새에 피비린내도 섞여 있었다. 곧 날이 어두워지는 때에 마침 비까지 와 바다가 새까맸다. 제일 밑층의 다용도실에도 빛 한줄기 비춰지지 않았다. 파도가 배를 때리는 소리만 빼면 방안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 임성훈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그 사람이 바로 이 방에 있을 것이라는 촉이 왔다. 마치 독사가 이 어두운 곳에 숨죽여 있는 듯 했다. 적절한 때를 기다려 한입에 자신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바닷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창문도 문도 꼭 닫혀 있었지만 서정희는 왠지 모르게 서늘한 바람이 부는 듯 해 마음이 불안해졌다. 창 밖을 내다보니 무섭게 부는 바닷바람으로 인해 한 겹 또 한 겹의 파도가 배를 덮쳐왔다. 오늘부터 악마의 해역으로 들어갈 것이다. 예전의 부드럽던 그 바다는 성질 더러운 악마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지나가는 배와 사람들을 집어삼키려는 듯 했다. 거세게 덮쳐오는 파도 때문에 선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이따금 밀려오는 몇 미터 씩이나 달하는 파도는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 어두운 바다 빛이 태양이 없어 더 음산하게 보였다. 역시 악마의 해역이라고 불릴 만 했다. 창가에 기대 서있는 서정희는 불안해졌다. 창 밖을 보니 곧 비가 내릴 듯 했다. 비까지 내리면 바다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었다. 앞으로의 수십 시간은 이렇게 사나운 바다 위를 항해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자 서정희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또 큰 파도가 덮쳐와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서정희는 제대로 서지 못하고 바닥에 넘어질 뻔 했다. 방안을 서성이던 서정희는 임성훈을 찾아 나서려 했다. 적어도 임성훈이 곁에 있다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며칠 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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