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0장

주방은 이 층에 없었고 화물선은 물품을 운송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피비린내가 왜 나지? 임성훈은 어제저녁 총격전을 떠올리더니 경각심을 높였다. 그는 서정희에게 위험을 가져다줄 수 있는 어떠한 가능성도 용납할 수 없었다. 임성훈은 서정희에게 아침을 준비해주고는 이내 관제실로 가서 CCTV를 살폈다. 그러면 그의 모든 의문이 자연스레 풀릴 것이다. 관제실에 들어가자 장씨가 코를 골면서 자고 있었다. 임성훈은 숙련된 조작으로 30분 전의 화면을 돌려 보려고 했다. 그런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 화면을 돌릴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CCTV에 손을 댔다. 이미 놈은 화물선에 들어와 있었다. 설령 상대방이 서정희를 목표 삼아 온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임성훈은 그저 방임할 수 없었다. 그는 최대한 놈을 찾아야 했다. 선장은 사람을 시켜 온종일 찾아다녔지만, 섬에는 애를 잃어버린 가정이 없었다. 어떤 부모면 늦은 밤에 두 아이가 상처투성이로 벼랑 끝에 서 있게 하겠는가? 두 아이에게 부모에 대해 아무리 물어봐도 답이 없었다. 그래서 선장은 아이들의 부모가 일부러 아이들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오늘 떠나야 해. 우리랑 같이 갈 거야?” 맹씨는 쪼크리고 앉아서 두 아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빠가 배 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들은 화물선을 빌려 타인의 시선을 피해야 했기에, 선장의 제안에 거부감이 없었다. 여자아이가 잔득 겁을 먹은 채 오빠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입을 열었다. “오빠.” “너희들 말할 수 있었구나? 이름이 뭐니?” 남자아이가 앳된 목소리로 답했다. “해경이에요.” “민경이에요.” 맹씨는 눈앞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예쁜 이름이구나. 엄마 아빠는 어딨어?” “돌아가셨어요.” 해경이 평온한 어투로 말했다. 그러자 선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으면 이 상황에 아이가 이렇게 담담한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그럼 다른 친척들은 없어?” “없어요.” 애들이 어려서 더 많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