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7장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두려워하는 걸 보고 얼른 팔을 내밀어 여자아이를 안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오빠가 있잖아.”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의 귀를 작은 두 손으로 막아주면서 위로했다. 여자아이는 아빠가 고양이처럼 피 흘리면서 자신의 앞에서 죽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여자아이에게 있어 이 세상에는 아빠와 오빠밖에 없었다. 만약 아빠가 죽으면 두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닷바람이 휘몰아쳤다. 파도가 초석에 부딪히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어린 두 아이는 무슨 영문인지 어려서부터 바다를 싫어했다. 본능적으로 바다에서 공포감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자 여자아이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숨을 죽였다. 멀지 않은 곳에 정박해 있는 화물선 위에서 파도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총소리를 듣자, 갑판 위에 누워있던 남자가 본능적으로 잽싸게 일어나면서 배의 가장자리로 가서 주변 상황을 살폈다. 서정희도 물론 총소리를 들었다. 가까운 곳에서 들려온 소리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바짝 긴장해났다. “무슨 일이에요?” 임성훈은 표정이 엄숙해지더니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긴장해하지 말아요. 우리와는 상관없을 거예요.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 같아요. 이렇게 작은 섬은 소속된 국가가 없어서 가끔은 시끄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요. 배에만 있으면 우리는 안전할 거예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서정희는 왠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배가 이상하게 보수에 들어가고, 게다가 출발시간도 늦춰진 것 자체가 불길한 조짐이었다. 이런 곳은 질서가 없기에 장기간 머물면 누구도 무슨 일이 발생할지 보장할 수 없었다. “얼른 가서 배가 어떻게 됐는지 물어봐요. 그리고 언제쯤 출발할 수 있는지도요.” “알았어요. 우선 방으로 돌아가서 나오지 말아요. 만약 무슨 일이 발생하면 제가 바로 정희 씨를 찾아갈게요.” 임성훈은 가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서정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영원히 저를 믿어도 돼요.” 그리고는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