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7장

염씨 저택. 침대 위에 누워있던 남자는 손가락을 움직이더니 한마디의 외침과 함께 눈을 떴다. “정희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은 그는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심여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드디어 깨어났구나. 사흘 밤낮이나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어.” 염정훈의 기억은 아직 바닷가에 머물러 있었다. “어머니, 정희는요? 정희를 찾았어요?” 심여정은 가슴이 미어져 차마 그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들아,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 며느리가... 이미...” “말도 안 돼요, 정희는 절대 죽지 않았어요!” 염정훈은 도저히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맨발로 문밖으로 달려가며 외쳤다. “정희야, 너 어디에 있어? 일부러 피하는 거지? 정희야, 숨지 마.” 염정훈은 마치 갈 길을 잃은 아기 송아지처럼 곳곳을 헤매고 다녔다. 1층 침실로 들어가 보니 모든 것이 서정희가 떠나기 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침대에는 깨끗한 시트가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꽃병 속에는 일주일 전 마당에서 잘라낸 꽃이 시들어져 있었다. 책상 위에는 마저 읽지 못한 책이 펼쳐진 채 놓여있었다. 방은 전부 그대로였지만 서정희는 없었다. 정원 문을 열어 그녀가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휠체어 한 대와 아름답게 핀 꽃만이 있었다. 염정훈은 미친 듯이 정원을 뛰어다니며 외쳤다. “정희야, 어디 있는 거야? 제발 나와. 내가 잘못했어. 너만 돌아와 준다면 정말 뭐든지 다 할게.” 바닥에 있던 돌에 발이 찍혀 피가 흥건히 났지만 염정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얼마나 뛰었을까 그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고개를 아래로 내려보니 손가락에 있던 반지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꼭 마치 서정희처럼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귓가에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염정훈은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 “정희야!” 희망을 안고 고개를 돌렸지만 그곳에는 임성결이 서 있었다. “찾을 필요 없어요. 정희는 이미 떠났어요.” 임성결은 휴대전화를 켜서 동영상을 틀었다. 아마도 절벽에 있었던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