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8장

염정훈이 한참이나 캐물었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여기저기 알아본 소식에 의하면 태희라는 아가씨는 해외에서 A국으로 도망쳐 가짜 신분과 이름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것이었다. 염정훈은 막막했다. 정원정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렇게 가다간 정희는 죽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저 빨리 죽나 늦게 죽나 차이일 뿐이었다. 하지만 며칠 간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작은 방으로 들어가보니 온 몸이 피로 물 든 염승하는 목숨만 겨우 붙어있었다. 아마도 진상정이 뭐라도 캐내려고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은 듯 했다. “대표님, 염승하가 불었어요. 토긴이바라와 알고 지낸 지 2, 3년 밖에 안 됐는데 두 사람은 만난 적은 없고 그저 염승하를 몇 번 도와주었대요. 이번 몇 번은 염진 그룹 주식 인수와 관련 있구요.” “어쩐지 염승하가 그렇게 많은 주식을 갖고 있더라니. 알고 보니 대단한 사람이 도와주고 있었네. 수천 억대의 돈을 부리며 정희 목숨까지 살 정도면 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거겠지.” 진상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염성진 씨의 사업만으로는 이렇게까지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어요. 아가씨가 토긴이바라라면 사모님한테 나쁜 마음을 먹었다 해도 염승하를 도울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가씨 입장에서는 염승하를 더 미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염화진은 토긴이바라가 아니야.” 염정훈이 단정했다. “청소도우미로 내 곁에 몇 년이나 머무르면서 날 해치지는 않았어. 날 해치고 싶었다면 언제라도 약을 타던가 경쟁 그룹한테 회사 기밀을 넘기던가 했을 거야. 내 가까이에서 염진 그룹을 무너뜨릴 방법은 수백 가지나 되는데 뭐 하러 쉬운 길 놔두고 힘들게 큰 돈까지 써가면서 그런 짓을 해?” “그렇네요. 그럼 이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모님을 죽이려 한 사람은 여자이고 뒷모습으로 봤을 때 아가씨와 키도 몸매도 비슷한 사람일 거예요. 아마 서른 살 이하의 젊은 여자일 거예요.” 진상정이 턱을 매만졌다. “그렇게 젊은 아가씨가 왜 사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