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9장

서정희는 병원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퇴원했다. 일주일간의 회복으로 이제 스스로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적혈구 백혈구 수치가 너무 낮아 여전히 현기증이 나고 기력이 쇠했다. 하지만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만족했다. 다시 염정훈의 집으로 돌아왔다. 이효연이 휠체어를 밀어주며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이 특별히 1층 방을 마련해 주셨어요. 방을 나가면 바로 정원이니까 다른 생각 말고 푹 쉬세요. 꼭 좋아질 거예요.” “네.” 염정훈은 아마 자신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며칠 간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밤마다 자신이 잠이 들면 몰래 들어와 밤새 곁을 지키고는 깨어나기 직전에 조용히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그런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구는 이유가 뭘까. 염정훈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서정희는 기분이 나아졌다. 방으로 돌아온 서정희는 빨리 목욕을 하고 싶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은 한 주일 동안은 이효연이 알뜰살뜰 잘 돌봐주었다. 서정희는 빗을 들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한 번 빗었는데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졌다. 빗에도 머리카락이 엄청 많이 걸려있었다. 세면대와 빗에 묻은 머리카락을 보고 서정희는 깜짝 놀랐다. 며칠 간 슬픔과 괴로움에 약물 치료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잊고 있었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탈모였다.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를 두 번이면 머리카락이 다 빠진다. 어느 여자가 멋 따는 것을 싫어하겠나. 서정희는 거울 속에 비친 초췌하고 삐쩍 마른 자신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지나 죽지 않는다 해도 자신은 아마 까까머리가 되어있겠지. 서정희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하려고 휴지를 뽑아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지자 머리카락도 같이 빠져나갔다. 서정희는 머리가 어질어질해 벽을 짚고 천천히 앉았다. 수많은 장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서정희는 과거의 자신도 보았다. 염정훈의 손에 붙잡혀 욕실에 서있는 자신에게 염정훈은 샤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