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4장
이효연이 타이르려고 하는데 서정희가 손을 내흔들었다. “저 좀 쉬고 싶어요. 그 사람 못 들어오게 하세요. 보고 싶지 않으니까.”
“…네.”
이효연은 이불을 잘 덮어주고 병실을 떠났다. 병실 밖에는 염정훈이 정한을 안고 있었다. 정한의 볼에는 아직도 닭똥 같은 눈물이 맺혀 있어 유난히 가여워 보였다.
“아빠, 나 엄마 보고 싶어.” 염정한이 불쌍하게 염정훈의 옷깃을 꼭 잡고 있었다.
이미 세 살이 된 염정한은 본인의 의사를 완전히 표현할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엄마를 만나보지 못했다. 아직 어린 나이의 정한은 잘 안아주던 엄마가 왜 갑자기 무섭게 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한은 그저 엄마의 품이 그리울 뿐이었다.
한 손으로 정한을 안고 있는 염정훈도 가슴이 아팠다. “엄마가 아파서 당분간 못 안아줘.”
“아파?” 염정한이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렸다. “아파서 그런 거라고?”
그러고는 감기에 걸린 흉내를 내며 기침을 했다. 염정훈이 사랑스럽다는 듯 코끝을 톡 다쳤다. “엄마가 많이 아파.”
“약 먹고 주사 맞아야 돼.”
“그렇지. 엄마 약 먹으면 꼭 나으실 거야.”
염정훈이 조심스레 한숨을 내쉬었다. “가자, 데려다 줄게.”
꽃밭을 지나가던 정한이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이라도 난 듯 꽃밭에 핀 꽃을 가리키다 자신의 머리를 짚었다. “화관. 아빠, 엄마가 화관 했어.”
염정훈은 또 한번 마음이 아팠다. 1년 전 쯤의 일인데 이 작은 아이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 세 식구가 야외에서 캠핑을 하던 날 자신이 딴 들꽃으로 화관을 만들어 서정희에게 씌워주었다.
염정한이 어리긴 해도 그날 화관을 쓰고 환하게 웃던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염정훈은 매번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심장이 따끔거렸다.
“꽃. 꽃 딸래.” 염정한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꽃밭으로 달려가 꽃을 꺾어 염정훈의 손에 올려주었다.
“엄마한테 화관 만들어 주려고?”
“응.”
“만들어 봐.”
두 부자가 꽃밭에서 꽃을 꺾고 버드나무 가지를 꺾고 있는데 힘있고 우렁찬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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