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2장
빗질이 멈춘 것을 알아채고 서정희가 물었다. “왜?”
“아냐.” 빗질을 이어나가는 염정훈의 손길이 더욱 조심스러웠다. 조금의 힘도 주기 두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카락은 계속 빠졌다.
염정훈은 2년 전의 서정희가 왜 머리를 짧게 짤랐는지 알게 되었다.
예전에 그녀가 가장 힘들었을 때 곁을 지키지 못했으니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옆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염정훈이 손으로 머리를 가볍게 정리하고는 외투를 걸쳐주었다. 그러고는 서정희를 휠체어에 안아 옮기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병실을 떠나면서 침구 세트를 갈아달라고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든 여자들은 멋 따는 것을 좋아했다. 염정훈은 예전에 두 사람 사이가 좋을 때 서정희가 자신의 긴 머리를 가장 좋아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때의 그녀는 우아한 치마를 입고 머리는 옥비녀로 고정했었다.
염정훈은 아직도 그녀가 자신은 한 손으로도 머리를 올릴 수 있다고 뿌듯해 하던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에전의 서정희는 말이 많았지만 지금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앞만 바라보고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염정훈은 나무 그늘 아래로 휠체어를 밀었다. 바로 앞에 잔디밭에 환자들과 가족들이 햇볕을 쬐고 있었다.
나무에 앉은 새들이 짹짹 지저귀고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빗겨졌다. 세상 만물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때 갑자기 노란 공 하나가 서정희 발 옆으로 굴러왔다. 노랑 공 위에 만화 동물 캐릭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엄마…” 맑고 또렷한 어린 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정희가 고개를 돌려보니 셔츠를 입고 나비넥타이를 매고 멜빵바지를 입은 남자아이가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날 홀에서 황급히 인사를 나누었던 남자 아이는 햇살 아래 더욱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저 애기가 염정한이야?” 서정희가 물었다.
“응. 이름도 네가 지은 거야. 우리 이니셜을 따서.”
염정한은 이제 마음껏 달릴 수 있었다. 짧은 다리로 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방금 서정희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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