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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장

순간 서정희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 사람 생각이죠?” “응,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 너의 몸에 있는 암세포가 더 빨리 확산될거야.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어.” 항암치료는 일종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도박에서 이기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지면 더 빨리 죽게 될 것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녀가 죽기 전까지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성결은 입술을 핥으며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저 사람은 네가 살기를 바라. 정희야, 나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 2년 전처럼, 그때 나는 너에게 3개월에서 반년밖에 안 남았다고 단정했어. 하지만 그때 그 한 번의 항암치료로 너는 좋은 효과를 보고 그 후에도 병세가 안정되었어. 어쩌면 이번에도...” “선배, 선배의 마음은 잘 알아요. 하지만... 저는 이제 살고 싶지 않아요.” 서정희는 2년 전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이 말을 했다. 삶에 짓눌려 한 치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세상의 모든 변화를 겪고 냉정함을 찾은 것 같았다. 마치 절에서 도를 다스리는 스님처럼 그녀의 눈에는 그 어떤 욕망도 슬픔도, 그리고 아무런 기쁨도 없었다. “아빠가 죽고 집안이 망했어요. 아이마저 지키지 못했고 결혼생활마저 나를 속였어요. 나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어요.” “정희야, 그런 말 하지 마. 땅강아지와 개미도 얼마나 열심히 사는데. 자포자기하지 마.” “선배, 저는 자포자기한 게 아니라 그저 제 운명을 받아들인 거예요. 제 운명에 맡기는 거라고요.” 서정희는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들어가려는 간호사들마저 쫓아냈다. 이때 손에 유전자 검사결과를 들고 병실 입구에 서 있는 염정훈의 얼굴이 보였다. “네가 살아갈 이유가 없다면 내가 하나 만들어 줄게.” 하지만 서정희는 염정훈을 만나는 것을 거부했다. 그가 또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때 염정훈이 서정희에게 유전자 검사결과를 건넸다. 열어보니 그녀와 염정한의 친자 확인 보고서였다. 염정한? 아마도 염정훈과 똑같게 생긴 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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