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5장
서정희는 바로 응급실로 옮겨졌다. 소식을 들은 양한서는 당장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곧장 밤 비행기를 타고 A 시에서 날아왔다.
응급실 밖, 염정훈의 양복 셔츠는 온통 서정희의 피로 물들어 있었고 그의 눈시울도 시뻘게져 있었다.
진영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고민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염 대표님, 방금 임성결 씨의 예전 병원에 있는 사모님의 병원 기록을 받아왔습니다.”
혼자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염정훈은 한참을 그렇게 얼어붙은 채 벽에 기대어 서 있다가 진영이 불러서야 겨우 정신을 가다듬었다.
진영이 두 개의 병원 기록을 건네주었다.
“첫 번째 것은 사모님이 아버님을 돌보던 중 쓰러진 후, 했던 각종 검사들입니다. 임성결 선생님이 위 종양이 의심된다고 해서 위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위암 3기로 나왔습니다. 두 번째 것은 그때 대표님이 양한서 선생님께 사모님 건강검진을 부탁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흉부 CT 보고서를 확인해 봤더니 누군가가 그때 손을 쓴 것 같습니다. 그때 이미 암이 확인됐었는데 누군가 의사를 매수하여 사모님의 보고서를 건강한 사람 것과 바꾸어 혼동을 일으켰습니다.”
MRI 촬영 결과에 나타난 종양의 크기를 본 염정훈의 손가락은 가늘게 떨고 있었다.
검사결과에 나타난 시간을 힐끗 바라본 염정훈은 바로 그날을 떠올렸다. 그날은 염정한을 데리고 병원에 갔던 날이었다.
3개월 동안 냉전을 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그날 갑자기 서정희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예전과 확실히 달랐다. 한없이 피곤해 보였고 힘들어 보였다.
염정훈은 지금도 서정희의 말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정훈 씨, 우리 이혼해요.”
그때 그녀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마도 매우 두렵고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염정훈은 뭐 하고 있었는가? 썰렁한 집안과 시들어 있는 꽃병 속의 꽃들은 확실히 이상했다.
그렇게 삶을 사랑하는 그녀가 어떻게 꽃이 시들도록 내버려 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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