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1장

전화정은 최대한 변명을 해보려 했지만 강력한 증거 앞에서는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자기가 염성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만 몇 번이고 말할 뿐이었다. 그녀의 손을 잡아당긴 염성진의 눈에 처음으로 그녀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나타났다. “그만해. 제발! 일어나 가자고!” 전화정이 어떤 사람이든 그녀가 한 짓은 염성진의 예상 범위를 훨씬 벗어났다. 염성진의 체면 또한 형편없이 구겨졌다. 염성진은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전화정은 이 집에서 나가는 게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염성진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그동안 염성진에게서 충분히 많은 돈을 뜯어냈지만 더 큰 염씨 집안을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응. 알았어. 성진 씨의 말 들을게. 아이 데리고 가자.” 염정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전화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염승하까지 데려갈 수 있다고 내가 말하지 않았어요.” 전화정은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 “여기서 얼마나 더 무릎 꿇게 할 거야?” “내가 만족할 때까지 무릎 꿇고 있어야죠. 이 자식이 한 짓거리는 죽어도 마땅하니까! 오 집사님, 손님 좀 배웅해주세요.” 그 말에 전화정이 소리 질렀다. “염정훈, 내 아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해서 너를 잡아가게 할 테니까!” “그래요? 어디 신고해보세요. 나야말로 이 자식이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 고의로 사람을 죽였는지, 아니면 불을 질렀는지 경찰 조사를 받게 하고 싶으니까.” 전화정은 아들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 모르지만 할아버지의 태도를 보아하니 대충 짐작이 갔다. 분명 염정훈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그 꼬투리가 잡혔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전화정은 휴대전화를 든 손가락마저 미세하게 떨렸다. 그러다가 결국 분노 섞인 눈빛으로 염정훈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너 같은 불효자는 분명 천벌을 받을 거야!” 그러자 심여정이 전화정의 멱살을 잡아당기더니 뺨을 두 대 후려갈겼다. 옆에 서 있던 염성진은 웬일로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예전 같으면 분명 달려와 막아 나섰을 그가 오늘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