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9장

염성진은 고개를 돌려 전화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계속 가겠다고 소리친 사람은 당신 아니야?” 전화정은 울며 말했다. “나라고 여기 있고 싶은 줄 알아? 나는 단지 우리 아들이 가슴 아파 그러지. 그동안 우리와 함께 있느라 고생이라는 고생 다 했잖아.” 말을 하던 전화정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아버님,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세요? 제가 출신이 비천해서 아버님이 저를 무시한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승하도 염씨 가문의 핏줄이에요. 성진 씨가 사랑하는 사람은 저인데 아버님은 왜 우리를 갈라놓으시려는 거예요. 이 사람을 염씨 가문에서 쫓아내기까지 하시고... 저는 이 사람과 결혼한 후에도 계속 밖에서 사람들에게 무시당했다고요. 제일 불쌍한 것은 우리 승하예요. 분명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늘 사생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죠. 그러다 보니 어려서부터 또래 아이들에게 늘 괴롭힘을 당했어요. 상처투성이로 집에 돌아오는 날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고요. 엄마로서 이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아세요? 승하는 그저 무고한 아이일 뿐이에요. 정훈이와 같이 좋은 교육과 넓은 인맥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아이였는데 오히려 사생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욕을 먹어야 했죠. 아버님, 손주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성진 씨는 말은 거칠어도 마음은 여린 사람이에요. 아버님이 이 사람을 염씨 가문에서 쫓아낸 몇 년 동안, 성진 씨가 아버님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아세요? 매번 아버님 생일 때마다 묵묵히 선물을 준비했지만 감히 보내드리지도 못하고 집에 쌓아두고 혼자 술만 마셨어요. 아버님, 우리가 불쌍하게 살아온 것을 봐서라도 제발 우리 승하만은 받아주세요. 아버님의 친손자예요.” 하지만 성의와 감정이 잔뜩 담긴 이 말은 어르신의 마음을 전혀 동요하지 못했다.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오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서 내 서재에 있는 상자를 가져오게.” 오 집사는 고개를 끄덕인 후 서재로 향했다. 염성진은 전화정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이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