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6장

대문 앞에는 양복 차림의 한 무리 사람들이 예고 없이 나타났다. 얼굴에 선명한 상처가 나 있는 진상정과 진영은 굳은 표정으로 염정훈의 뒤에 공손히 서 있었다. 늘씬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염정훈도 눈썹뼈에 흉터 하나가 더 생겼지만 늘 여전히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 염승하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씩씩하게 걸어오는 잘생긴 염정훈의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두세 걸음 만에 염승하의 앞에 다가섰다. 염정훈은 아무 말 없이 바로 손을 들어 염승하의 목을 졸랐다. 염정훈에 비해 야위고 깡마른 염승하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마치 도마 위의 물고기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 염승하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고 그의 목을 쥐고 있는 염정훈은 점점 더 앞으로 그를 밀었다. 전화정은 자기 아들의 등이 샴페인 탑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만해, 멈추라고.” 그녀는 목청이 터져라 외쳤지만 염정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전화정은 옆에 있는 집사에게 부탁했다. “집사님, 제발 저 두 사람 좀 막아주세요!” 집사는 꼿꼿이 선 채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도련님은 집 안을 청소하고 계시는 중입니다.” 이 한마디에 전화정은 하마터면 화가 나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다시 옆에 있는 염성진의 팔을 잡고 말했다. “여보, 우리 아들 좀 살려줘.” 하지만 염성진은 그 자리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늦었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두 사람의 귓가에 ‘쨍그랑'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순간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탑처럼 쌓여있던 샴페인은 폭포처럼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쏟아졌고 샴페인 잔은 ‘쨍그랑’ 소리를 끊임없이 내며 바닥 아래로 와르르 깨졌다. 등이 기둥에 부딪히면서 뒤통수까지 세게 부딪힌 염승하는 어지러워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이때 염정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내 경고를 너는 한마디도 안 들었구나.” 염정훈은 염승하 손에 있는 샴페인 잔을 부신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