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3장
어르신은 청심환을 복용한 후에야 그나마 빠르게 뛰던 심장을 진정시켰다. 염정훈도 더 이상 예전의 어린 애가 아니다. 이런 위험한 상황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었기에 어르신도 염정훈이 분명 무사할 거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어르신은 눈만 감으면 하늘로 솟아오르는 거센 불빛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인간은 이런 큰 재해 앞에서 가장 무력한 동물이다.
자연재해 앞에서 당신이 아무리 세계 최고의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집사는 어르신의 안색이 계속 안 좋은 것을 보고 그를 위로했다.
“어르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현장의 불길도 아직 꺼지지 않았어요. 곳곳에 공기 속에 유해 가스도 가득하고요. 우리 사람들이 이미 도련님을 찾아갔으니 곧 결과가 있을 거예요.”
어르신은 등받이 나무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두 손을 이마에 얹으며 말했다.
“만약 이놈이 정말 죽으면 나중에 관에 가서 얘 할머니에게 어떻게 설명하겠어?”
어르신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본 오 집사는 이 순간 비로소 어르신이 정말 늙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오 집사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 말했다.
“하늘이 분명 도련님을 도울 거예요.”
넋을 잃은 채 자기 방으로 돌아온 서정희는 방문을 닫는 순간 문에 기댄 채 털썩 주저앉았다.
서정희의 머릿속에는 그동안 염정훈의 모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그녀를 보던 그윽한 눈, 그녀를 끌어안던 뜨거운 그의 가슴... 아직도 서정희의 눈에 생생했다.
순간 눈가가 뜨거워지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뜨거운 액체가 그녀의 두 볼에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서정희는 손을 들어 자기 볼을 만졌다. 눈물인가?
심장은 정말 아프다. 그녀가 진짜로 염정훈을 걱정시키는 걸까?
이 순간 서정희는 염정훈이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속에서 더 소중히 여겼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제일 답답한 것은 아무리 염정훈을 걱정한다고 해도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서정희는 자신이 마치 집 마당에 목줄이 매달린 짐승처럼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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