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1장

쨍그랑! 식사 중인 서정희는 분명 배가 고픈 상태였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안절부절못하던 찰나 그녀의 손에 있던 도자기 숟가락이 미끌어 바닥에 떨어지며 소리를 냈다. 서정희가 엉겁결에 허리를 굽혀 주우려 하자 심여정이 한마디 했다. “신경 쓸 필요 없어. 집사더러 새 숟가락 가져오라고 해.” 하지만 심여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정희의 손가락이 도자기 끝에 베었다. 그녀의 빨간 피가 새하얀 도자기 조각에 조금씩 떨어졌다. “그만 하라니까.” 심여정은 하인을 불러 서정희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게 했고 피를 보고 있는 서정희는 한참이나 넋이 나가 있었다. “정훈 씨가 나간 지 얼마나 됐어요?” “걱정하지 마. 금방 올 거니까.” 심여정이 서정희를 달래고 있을 때, 테이블 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화 좀 받고 올게.” 심여정은 서정희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무슨 말을 했는지 차분하던 심여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알겠어. 바로 사람 보낼게.” “어머니, 무슨 일 있어요?” “아니야, 좀 번거로운 일이 생겨서. 밥 계속 먹어. 내가 가서 일 좀 보고 올게.” 말을 하자마자 심여정은 바로 뒤돌아섰다. 평소 같았으면 적어도 한두 마디 설명은 했을 텐데 말이다. 어쩌면 염정훈과 관련이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 서정희는 밖에 날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서둘러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통화 기계음만 들릴 뿐이었다. 다른 경호원과 비서에게 전화했지만 역시 연결이 되지 않거나 전화기가 꺼져 있는 상태였다. 서정희는 다급히 심여정이 간 방향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밖에 나갔을 때 심여정이 탄 차는 이미 저 멀리 떠났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서정희가 다시 심여정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통화 중이었다. 아마 계속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듯했다. 늘 심여정의 곁을 지켰던 이효연도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집에 있는 서정희는 조마조마하기 그지없었다. 기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