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3장

심여정은 서정희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왜 그래? 어디가 불편해?” 손을 배 위에 대고 있는 서정희는 힘든 얼굴로 말했다. “위가 갑자기 좀 아프네요. 별일 아니에요.” “앞으로 차가운 거 마시지 마. 내가 의사더러 집에 와서 너의 상태 좀 봐달라고 할게.” 그 말에 서정희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의사 선생님을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오기 전에 국내에서 검사했어요.” “이참에 위 말고 다른 곳들도 한번 봐달라고 하지 뭐. 계속 불편하면 위내시경도 한번 받아.” 심여정의 말에 서정희는 대수롭지 않은 듯한 얼굴로 말했다. “위병이 좀 있어서 그런 것뿐이에요. 여기 커피가 너무 차가워서 아픈 것 같아요. 집에 가서 약 좀 먹으면 금방 낳아요. 당분간은 할아버지 생신도 준비해야 하니까 바쁜 일들 다 끝나면 정밀검사 받으러 갈게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심여정은 손을 흔들어 경호원을 부르더니 위약을 사 오라고 지시했다. 그러고는 이내 따뜻한 음료로 다시 주문했다. 서정희는 관심을 받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준 심여정을 마음속으로 서서히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점심을 먹은 후, 할아버지 생신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참 말하던 서정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머니, 할아버지 생신에 아저씨는 초대할까요?” 심여정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내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명심해, 염씨 집안에 남자는 오직 한 명이야. 바로 너의 남편 염정훈. 다른 사람은 없어.” “알겠습니다.” “효연이에게 내가 명단을 정리하라고 할 테니까 너는 나중에 확인해 봐. 요즘 별일 없으면 재벌 집 사모님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한 번 알아봐. 앞으로 너와 정훈이가 함께 염씨 가문을 지켜야 할 거야.” 서정희는 거절하고 싶었다. 의학을 공부하는 것과 염씨 가문을 지키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그녀는 차라리 공부를 선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르신과 심여정 모두 그녀에게 염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물려주려 하니 서정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