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8장
뜻밖에도 시어머니의 관문을 정확히 통과한 서정희는 심여정을 떠나보낸 후 예쁜 팔찌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팔찌는 세월의 세례를 받아 그런지 더욱 예뻐진 것 같았다.
서정희는 손에 끼지 않고 그저 들여다보기만 했다.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왠지 이것이 자기 물건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음에 들어?”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염정훈의 목소리에 서정희는 깜짝 놀랐다. 팔찌를 너무 집중해서 들여다봐서인지 염정훈이 들어오는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다.
“응, 예뻐.”
염정훈은 팔찌를 집어 들며 그녀에게 말했다.
“내가 끼워줄게.”
서정희는 저도 모르게 그의 팔을 뿌리쳤다.
“나중에. 이렇게 귀한 물건은 중요한 자리에 있을 때만 할게. 나도 평소에 액세서리를 하지 않아서 불편해.”
순간 염정훈은 어리둥절해졌지만 그녀의 마음속 깊은 생각을 알지 못했다.
“그래, 마음대로.”
서정희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염정훈을 마주하고 있지만 그에게 여전히 호감만 있을 뿐 사랑의 감정까지는 아니었다.
심지어 염정훈은 서정희가 자기를 피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앞으로 함께할 날이 많기 때문에 염정훈도 스스로 서두르지 말자고 계속 되뇌고 있었다. 그는 서랍에서 드라이기를 꺼내 그녀의 머리를 세심히 말려주었다.
이때 서정희가 갑자기 염정훈의 손을 잡았다. 염정훈의 손은 마디마디가 뚜렷하고 길쭉해 모델 손 같았다.
“이렇게 한 손으로 머리를 말리는 게 힘들지 않아?”
“너에게만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염정훈은 그녀의 손등을 들어 올려 입술을 맞추며 말했다.
“정희야 사랑해,”
그는 늘 이렇게 그녀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그의 눈과 마음 온통 그녀로 가득 차 있었다.
서정희는 손을 뻗어 그의 부드러운 뺨을 쓰다듬으며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말했다.
“정훈 씨, 우리 예전에 서로에 대한 감정이 어땠어?”
“네가 나를 많이 사랑했고 나도 너를 많이 사랑했어.”
서정희는 손끝으로 그의 눈과 눈썹을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잠시 후 살짝 당혹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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