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9장
새로운 날이 밝았다. 서정희는 밖에서 들리는 새소리에 잠에서 깼다.
푹신한 침대 위로 포근한 햇살이 쏟아졌고 서정희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바깥 테라스 돌기둥에는 알록달록한 새 몇 마리가 앉아 있었다.
어떤 새는 입을 벌리고 지저귀고 있었고 어떤 새는 깃털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 모습은 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있는 흰 구름과 대조되어 온 세상이 더욱 부드러워 보이게 했다.
서정희는 눈을 비비며 몇 초간 멍하니 있은 뒤에야 자기가 이미 다른 나라에 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후는 온화한 이곳은 일 년 내내 습윤하고 나무가 울창했다. A 시처럼 그렇게 너무 건조하지도 춥지도 않았다.
서정희는 여기가 꽤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향했다.
서정희는 이 저택의 구석구석을 볼 때마다 자신이 마치 성에 사는 공주라는 착각에 빠지고는 했다. 여기에 있는 염씨 저택은 확실히 재벌 집 티가 곳곳에서 났다.
그녀가 방문을 열자마자 하인들이 일렬로 서서 웃으며 그녀에게 인사했다.
“작은 사모님, 좋은 아침입니다.”
우렁찬 목소리에 서정희는 깜짝 놀랐다. 주위를 둘러보니 유리를 닦던 하인들, 바닥을 닦던 하인들, 그리고 꽃가지를 다듬는 하인들 모두 그녀를 보자마자 큰소리로 공손히 외쳤다.
평소 집에 장미란밖에 없었던 것에 습관이 된 서정희는 갑자기 이렇게 많은 하인을 보고 저도 모르게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어색한 웃음을 내비치며 대꾸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곧이어 옷차림이 확연히 다른 하녀가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작은 사모님, 아침 식사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서정희는 고개를 돌려 그 하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훈 씨는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갔습니다. 작은 사모님, 저는 이효연이라고 합니다. 효연 언니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자아 소개를 마친 이효연을 바라본 서정희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서 넘치는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다.
서정희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염정훈의 할아버지가 자기 관리가 엄격한 편이었지만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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