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6장

염정훈은 더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마디 톡 쏘아붙였다. “뭘 더 알고 있어요?” “너의 지금 이 표정 좀 봐, 내 말이 맞았나 보구나. 다른 뜻은 없어. 이번에 만나자고 한 것은 확실히 너희들을 보기 위해서야. 하지만 한 가지만 말할게. 우리 집안 사람들은 늘 한결같고 집착이 너무 심해.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한평생 변하지 않아. 이건 마치 양날의 검처럼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어.” 심여정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나와 너의 아버지 두 사람 모두 너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했어. 때문에 아들아, 나는 네가 나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사랑이라는 것은 결코 한 쪽이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야. 엄마가 이번 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이 그때 너의 아버지에게 한 짓들이야. 너와 너의 여동생에게 정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줬지.” 이 말들은 마치 염정훈의 심장을 찌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이런 말을 들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희는 내가 잘 보살필 거예요.” 염정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장미 부인을 아시면 한 가지만 더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정희의 신분이요.” “어?” 심여정은 그 말이 조금 의외인 듯했다. “정희가 서제평의 딸이 아니에요. 그해의 진실을 아는 사람은 장미 부인뿐이고요. 국내에 있을 때부터 누군가가 계속 정희에게 손을 대려고 했어요. 어쩌면 정희 실제 태어난 집안과 관련이 있다는 의심이 들어서요.” “알았어. 내가 대신 알아봐 줄게. 이제 나도 가서 정희 씨 만나도 될까?” 심여정은 다정한 말투로 염정훈에게 물었다. 그런 그녀의 말투에는 살짝 애교도 섞여 있었다. 염정훈은 아무 대꾸를 하지 않았다. 방금 샤워를 마친 서정희는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침대 옆에 앉아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그녀는 단지 앉아 있는 것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서정희는 큰 압박감을 느껴 저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폈다. “큰 사모님.” 심여정이 그녀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