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3장

진실이 토네이도 같이 휘몰아쳤다. 뭐라고? 주단미가 지금껏 내연녀를 자처했다니. 성품이 좋지 않은 건 둘째 치고 예전에 주단미에 의해 따돌림을 당했던 사람들도 하나둘 나섰다. 그중 심각한 사람은 우울증에 걸려 평생을 치료받아야 했다. 또 한 쌍의 중년 부부는 자신의 아이가 모함을 받고 투신자살을 했다며 카메라 앞에서 빛바랜 오래된 사진을 들고 주단미가 자신의 아이에게 했던 짓을 까발리기도 했다. 주단미의 선생님, 동창, 이웃 모두가 나서서 그를 얘기했다. 연예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 말단 스태프들까지 모자이크를 하고 주단미의 갑질을 고발했다. 무엇보다 주단미에게 똑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청소부와 종업원이 여럿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그날 주단미와 서정희가 다투던 경위까지 밝혀지면서 서정희의 집에 있던 정품 드레스까지 공개되었다. 황산을 뿌린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누가 옳고 그른지 눈이 삐지 않은 이상 모두가 잘 알 것이다. 오히려 서정희가 황산을 맞고 칼에 찔렸고 염진 그룹이 억울하게 손가락질 당하고 다른 회사의 비겁한 수단에 의해 수많은 손실을 입었다. 염진 그룹은 기회를 틈타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에 대해 엄중한 제재를 가했고 배상할 사람은 배상하고 구속할 사람은 구속에 들어갔다. 해명해야 할 것은 제대로 해명하고 기소할 것은 기소하기도 했다. 순식간에 상황이 변했고 그렇게 욕설을 퍼붓던 사람들도 이제는 서정희를 불쌍히 여겼다. 신나게 욕을 해대던 사람들이 미안한 마음에 이제는 염진 그룹 산하의 계열사에서 소비를 하겠다고 난리쳤다. 하룻밤 새에 상황이 역전됐다. 며칠 간 염진 그룹이 잃었던 손해는 두배가 되어 수익으로 돌아왔다. 염정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서정희는 일찍 잠이 들었다. 염정훈은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얀 담배연기에 휩싸인 염정훈은 어딘가 음침하기도 했다. 서정희 앞에서의 부드러움과 자상함은 전혀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