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0장
눈앞의 여자가 바로 서정희였다. 염정훈이 진심으로 마음에 둔 여자가.
김지은은 그제서야 염정훈이 그동안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10년 전부터 서정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염정훈은 그 사실을 단 한번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한번도 그의 눈에 든 적이 없었고 설명하지 않은 것은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본인 스스로 허튼 생각을 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염정훈 곁에 서려고 노력하고 심지어 그의 옆에 서있는 모습을 매일같이 상상했던 것이다.
염정훈에게 거절을 당한 뒤로 눈물로 날을 지새우며 극단적인 일을 많이 저질렀다.
지금 돌이켜보니 자신이 광대처럼 느껴졌다. 그의 옆에 서있는 여자는 우아하고 고귀한 아우라가 풍겼다. 외모 뿐만 아니라 분위기까지 서정희를 이길 수 없었다.
서정희의 온전한 다리를 보자 김지은은 화가 더 솟구쳤다. 하늘은 왜 이리도 잔인하게도 염정훈이란 남자를 알게 했을까.
“깼어?”
염정훈이 의자에 나른하게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얘기해봐. 누가 너한테 연락했는지.”
김지은의 모든 신경은 서정희에게 있었다. 빤히 쳐다보는 모습에 서정희는 소름이 끼쳤다.
익숙한 듯한 얼굴에 서정희가 먼저 물었다. “나를 알아?”
김지은이 깔깔 웃었다. “너일 줄은 몰랐네.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비참해졌어.”
처절한 울음소리가 방안 곳곳에 울려 퍼졌다. 서정희는 솜털이 곤두서는 듯 했다.
서정희가 염정훈을 바라보았다. “정훈아, 과거에 내가 이 사람이랑 아는 사이였어?”
기억이 없다고는 하지만 본능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눈 앞의 여자는 너무나도 낯설었다. 전혀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니. 모르던 사이야. 앞으로도 알 필요 없고.” 들려오는 대답은 매우 냉정했다.
염정훈은 김지은의 이름을 아는 것마저도 서정희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했다.
서정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을 알지도 못하는데 왜 이런 눈빛으로 쳐다볼까?
문원호가 김지은의 허리를 발로 찼다. “대표님이 묻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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