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3장
염정훈의 할아버지는 그에게 아주 엄격했지만 그를 아주 살뜰히 보살폈다.
할아버지는 염정훈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그저 아버지가 일이 바빠 집에 올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때의 염정훈은 아빠가 진짜로 가정을 위해 밖에서 돈을 버느라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바깥에서 다른 가정을 이미 꾸렸을 줄은 어찌 알았겠는가!
염정훈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때 이 남자아이는 이미 염정훈에 대해 뼛속까지 알고 있는 듯했다.
염승하는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염정훈의 몸 곳곳에 케이크를 묻혔다. 얼굴, 팔, 목, 몸 전체 어디 하나 온전한 데 없이 전부 케이크 크림이 묻었다.
염정훈을 비웃는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의 고막을 찔렀다.
이 모든 것들을 염정훈은 충분히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그저 자리에 얼어붙은 채 멍하니 염성진을 바라봤다.
그는 염성진이 다가와 가슴 아파하며 그를 안아주거나 아니면 다른 아이들의 놀림을 막아 줄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차가운 얼굴로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길가는 행인처럼... 자기와 상관이 없는 것들을 본 것마냥...
한편 염승하는 천사 같은 얼굴로 가장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형, 형도 엄마처럼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언젠가 나는 형의 모든 것들을 다 빼앗을 거야. 어차피 그것들은 원래부터 내 거였으니까.”
기사 아저씨가 멀리서 달려와 염정훈을 안고 데려갔다. 온몸이 크림 범벅이 된 채 차에 탄 염정훈은 그렇게 그들과 점점 멀어졌다.
그는 이른바 아버지라는 사람이 티슈를 들고 염승하의 손가락에 묻은 크림을 닦아주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남자의 행동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꼼꼼하기 그지없었다.
염정훈은 자신이 뭘 잘못했기에 아버지라는 사람이 그를 미워하고 증오하는지 몰랐다.
그날 밤, 아버지는 염정훈의 생일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오지 않으면 엄마라도 있으면 된다는 마음에 염정훈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케이크 위의 초에 촛불이 붙여진 후 염정훈은 힘껏 촛불을 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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