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8장
차에 탄 염정훈은 눈을 감고 머리를 식히고 있었다. 명훈은 차 안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은 것을 느끼고 먼저 물었다.
“염 대표님, 얘기가 잘 안 됐습니까?”
“얘기가 잘 안 된 것이 아니라 도저히 얘기 자체를 할 수 없었어요. 저 여자, 미친 것 같아요.”
염정훈은 이마를 짚으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예전보다 더 심각해졌어요. 진작 알았더라면 그때 마음이 약해져서 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10년 전 염정훈은 우연히 한 산골 마을을 지나가다가 힘든 처지에 있는 김지은을 발견했다. 그녀의 부모님 세대는 남존여비 사상이 명확해 아들이 외지에 가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지만 가족들은 그녀에게 학교를 자퇴하고 같은 마을의 노총각에게 시집갈 것을 요구했다.
받은 결혼 예물비용은 형의 학업 뒷바라지에 사용되었고 그녀가 아무리 부모님에게 싫다고 따져도 돌아오는 건 부모님의 따가운 손찌검뿐이었다.
염정훈 또한 아무에게나 마음이 약해지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우연히 지나가다가 김지은의 옆모습을 본 그는...
그때의 김지은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고 그저 서정희보다 두세 살 위로 보일 뿐이었다.
김지은을 본 순간 염정훈은 저도 모르게 전에 딱 한 번 본 여자를 떠올리게 되었다.
비바람을 맞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염정훈은 잘 알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그는 우산이 되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김지은을 후원 해 주기로 하고 그녀가 계속 학업을 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염정훈은 한 번도 김지은에게 마음을 둔 적이 없었다. 하지만 김지은은 그날부터 염정훈을 향해 자기 분수에 넘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심지어 극단적인 일까지 저질러 스스로를 압박했다.
하지만 김지은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남자는 오직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는 사실을...
다른 남자들은 그녀가 이렇게 하면 할수록 더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 또한 모르고 있었다.
“염 대표님, 증거가 그쪽에 있는데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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