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6장
김지은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 후에야 염정훈은 긴 양털 코트에 숨겨져 있던 그녀의 다리가 무릎 아래부터는 의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 다리가...“
염정훈은 확실히 아주 많이 의외인 듯한 눈빛이었다.
김지은은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상해? 네가 나를 두고 왔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짐작은 했어야지.”
이 말이 염정훈은 은근히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굳이 콕 집어 수정하기도 귀찮아 그는 차가운 얼굴로 덤덤히 말했다.
“말해, 원하는 게 뭐야?”
염정훈이 그녀의 다리를 보고도 이렇게 차가운 태도로 일관하자 김지은의 눈빛에도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의 불만을 가까스로 억누르고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염 대표님이 돈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은 알아. 그래서 물질적인 것들은 필요 없어. 그저 나와 하룻밤같이 있으면 돼.”
순간 사진을 들고 있던 염정훈의 손가락이 그대로 멈췄다. 그는 혹시라도 자기가 잘못 듣지는 않았는지 자기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뭐라고?”
김지은은 난처한 기색 하나 없이 광기 섞인 얼굴로 몸을 숙여 염정훈의 등 뒤에서 그를 안았다.
염정훈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고 김지은의 팔을 뿌리쳤다.
안 그래도 다리가 온전치 못한 김지은인지라 염정훈의 힘에 밀려 휘청거리더니 똑바로 서지 못하고 바로 바닥에 넘어졌다.
“정훈 오빠, 여전히 야속하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한편 의자를 밀어젖히며 일어선 염정훈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너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터무니없는 생각만 하는구나. 김지은! 5년 전에 내가 너에게 말했지?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아.”
김지은은 한쪽 입꼬리만 올리며 피식 웃었다.
“그때 나를 후원하기로 한 것도 내 얼굴 보고 한 거 아니야?”
염정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말했다.
“맞아, 너는 50% 정도 많이 닮았거든, 특히 옆모습은 더.”
확인사살 같은 이 한마디는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김지은은 항상 환상을 품고 있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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