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5장

염정훈은 오늘 충격을 많이 받은 서정희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서정희는 쇼핑몰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정훈 씨, 나 오늘 누구와...” 오늘 온종일 바삐 보내고 있는 염정훈은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서정희가 입을 열려고 할 때 그의 전화벨 소리가 서정희의 말을 끊었다. “알았어, 금방 갈게.” 전화를 끊은 염정훈은 서정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희야, 방금 뭐라고 했어? 백화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서정희는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야. 먼저 가서 일 봐, 오늘 일찍 들어오고.” “알았어.” 염정훈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은 뒤 다시 뒤돌아섰다. 서정희는 오늘 만난 그 이상한 사람만 생각하며 정말로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별로 중요한 볼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단지 이 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한편 차 뒷좌석에 기대앉은 염정훈의 얼굴은 오늘따라 더 어둡고 무서워 보였다. 진상정과 진영, 두 사람 다 경찰에 구속 중인데 서정희에게 이런 일까지 생겼으니 기분이 충분히 나쁠 만하기 때문이다. 염정훈은 줄곧 인터넷 여론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염 대표님,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우리가 계속 입장 발표를 안 해도 될까요?” 염정훈은 반지를 한번 또 한 번 쓰다듬으며 말했다. “필요 없어, 증거가 없는 이상 아무도 우리 말을 믿지 않을 거야. 더군다나...” 순간 염정훈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명훈은 백미러를 통해 차갑기 그지없는 염정훈의 얼굴에 살기가 서려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가 배후에서 이런 짓을 벌이고 소란을 피우는지 꼭 확인해야겠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 명훈은 왠지 염정훈이 겉으로는 말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속셈이 분명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바로 앞이 노을 사택입니다.” 염정훈은 살짝 콧방귀를 뀌었다. 계속 이번 살인사건의 배후를 조사한 염정훈은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이미 고인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