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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장

진영은 조금 초조해하는 것 같았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기에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증거가 없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었다. 직업 킬러들은 보통 범행할 장소를 미리 알아본 후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시신은 또 어떻게 처리할지 등 모두 노선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움직인다. 그들은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뿐더러 지문조차 남기지 않는다. 진상정이 평소 일하는 게 거침없기는 했지만 오늘 같은 억울한 일은 그도 처음일 것이다. “염 대표님, 그 자식이 장갑을 끼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문도 확인하기 어렵고... 게다가 CCTV까지 없었으니... 상정이가 또 때마침 사건 현장에 나타나다 보니 범인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고요. 게다가 지금 인터넷에 루머까지 돌고 있어요.” 염정훈은 그저 덤덤히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그런 그의 얼굴은 진영의 다급한 얼굴과는 달리 아주 차분한 모습이었다. “무슨 루머?” “누군가 사모님과 정단미의 오늘 저녁 일을 인터넷에 올려 우리가 정단미를 괴롭혔다고... 게다가 정단미가 죽은 것까지 지금 인터넷에 다 퍼지고 있습니다. 물론 정단미 씨가 유명하진 않지만 죽기 전에 소란을 피운 것도 있는 데다가 우리 사람이 현장에 나타나다 보니 더 번거로워졌습니다. 처음에는 뒤에서만 쉬쉬하던 사람들도 지금은 아예 대놓고 저희가 한 짓이라고 하고 있어요. 가서 입막음이라도 할까요?” 염정훈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일단 홍보팀에는 당분간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들을 대응하지 말라고 해.” “왜요? 몇 시간 만에 사건이 이렇게 커졌는데 시간을 끌수록 염진 그룹의 이미지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첫째, 일이 이미 커졌어. 무조건 돈으로 그런 기사들을 막으면 분명 우리가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다고 생각할 거야.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전에는 홍보팀이 어떤 발표를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거야. 그리고 둘째, 이 일이 사전에 이미 계획된 건지 아니면 우연히 발생한 건지 아무도 몰라. 생각 없이 대응하다가는 오히려 우리가 함정에 빠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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