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3장
눈앞의 손은 백옥같이 하얬다. 하지만 흰 피부와는 달리 살결은 눈으로도 다 보일 정도로 세월의 흔적이 심했다.
손은 여자의 두 번째 얼굴이라고 말한다.
손을 보니 염정훈이 눈앞의 여자한테 그렇게 잘해준 것 같지 않았다. 굳은살이 박힌 손으로 궂은 일을 많이 했겠지.
한진이 손을 내밀었다. 어려서부터 곱게 자란 한진은 매주마다 관리를 꾸준히 해온 터라 손이 무척 고왔다.
고른 뼈마디며 길게 뻗은 손가락이며 손바닥까지 희고 부드러웠다. 손톱도 깔끔하게 다듬어져 조금의 각질도 없었다.
네일 아트를 받은 손톱 위에 글리터가 반짝였다. 마치 쇼윈도에 진열된 사치품 같았다.
자신과 대비되는 손을 보니 한진은 강한 우월감을 느꼈다.
이번 판은 자신이 완벽히 이기는 판이었다.
“고마워요.” 한진도 서정희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한진은 서정희가 두 사람 사이의 차이를 똑똑히 봤으면 했다.
자신처럼 백 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부잣집 아가씨는 서정희같이 몰락한 집안의 자식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됐다.
하지만 두 손이 맞닿는 순간 한진은 딱딱한 이물감을 느꼈다.
그제서야 서정희의 손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화려하거나 과한 디자인은 아니었지만 디자인이 돋보이는 특별한 반지였다.
시선을 옮겨 얼굴을 똑똑히 바라보았다.
과거에 서정희의 얼굴이 제대로 찍힌 사진이 없기도 했지만 염정훈이 서정희에 대한 모든 정보를 막아버려 인터넷에서 그녀의 사진을 한 장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강연이 몇 마디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못난이라든지 한진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는지 대부분은 서정희를 비하하는 말이었다.
오늘 한진은 처음으로 서정희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이목구비가 또렷한 서정희는 진한 메이크업이 어울리는 사람이었지만 화장을 하지 않아도 예쁜 생김새였다.
메이크업을 한 서정희는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있던 한진도 지금은 움츠러들었다.
차분한 서정희는 하나도 공격적이지 않았다. 눈 밑의 글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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