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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장

예전에는 참을성 있게 대해주던 남자가 지금 이 순간에는 조금도 더 머물 생각이 없다는 듯 재촉했다. “남의 묘비 뭐 볼 것 있다고. 얼른 가자.” 서정희는 이렇게 말하는 게 불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자꾸 눈길이 갔다. “신기해. 강선화라는 이름만 아니었으면 당신 친척인 줄 알았겠어.” 서정희가 몇 번이고 이름을 불러보았다. “강선화. 왜 이렇게 이 이름이 익숙하지? 정훈아, 내가 예전에 알던 사람이야?” 이 묘비는 염화진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모든 정보를 강선화로 바꾼 것은 맞지만 서정희가 이렇게 집착할 줄은 몰랐다. 염정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아니.” 서정희는 몇 번이나 더 보고서야 눈길을 거두었다. “그래.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데, 비슷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가자.” 망토를 가져다 씌워주는 염정훈의 눈빛에서 꿀이 떨어지는 듯 했다. “응. 눈도 커지는데 일찍 끝내고 돌아가자.” “그래.” 염정훈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 서정희는 얼마 못 가 뒤를 돌아보았다. 가지 끝에 매화꽃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붉은 꽃봉오리에 흰 눈이 영롱하게 덮여있었다. 바람이 불자 눈송이와 매화꽃이 우수수 떨어져 묘비 위에 두툼하게 쌓였다. “뭐 봐?” “아냐.” 서정희는 마음속 깊이의 알 수 없는 감정을 무시한 채 시선을 거두었다. 가족을 다 뵙고 나서 서정희는 지난 번에 갔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자고 했다. 염정훈이 사람을 시켜 예약하게 했다. 예전에는 염정훈이 그녀와 이렇게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서정희는 염정훈과 같이 있을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서정희는 염정훈을 끌고 공터에서 산책했다. 두 사람은 비주얼이 뛰어나 어딜 가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서정희가 궁금해했다. “어젯밤에는 여기에 나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왜 없어졌지?” 백 년 된 나무가 있던 자리는 이미 시멘트로 되어있었다. 서정희가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염정훈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니까 베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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