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7장
벽등 하나만 켜져 있는 커다란 침실에 얇은 잠옷만 입은 서정희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서정희는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염정훈은 가슴을 졸이며 급히 정희에게로 달려갔다.
“정희야, 왜 그래?”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서정희는 와락 염정훈의 품에 안겼다.
서정희의 얼굴에 번진 눈물 자국을 본 염정훈은 가슴이 아팠다.
“울지 마. 내가 왔어.”
염정훈의 몸에 아직도 물기가 있었지만 서정희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염정훈의 팔을 붙잡았다. “말해줘. 우리 아이 어떻게 죽은 거야?”
“아이 얘기는 왜 또 꺼내?” 정훈이 다정하게 눈물을 닦아주었다.
“누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걸 본 것 같아.”
염정훈은 서정희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그날은 번개가 치고 비도 많이 오는 밤이었어. 도로 상황도 좋지 않아서 차가 통제를 잃고 가드레일을 뚫고 바다에 추락했어. 네가 생각해낸 장면이 이거야?”
서정희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모르겠어. 아무것도 모르겠어. 그냥 마음이 너무 아프고 지나간 일 생각하면 머리가 너무 아파서 터질 것 같아.”
염정훈이 정희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그럼 생각하지 말자. 이미 지나간 일 네가 슬퍼할까 봐 다시 꺼내기 싫어.”
“정희야, 너에겐 내가 있다고 했잖아. 지나간 일 더는 생각하지 말자. 응?”
서정희는 염정훈의 품에서 점점 안정을 되찾았다. 몇 번 흐느끼더니 눈물도 멈추었다.
신발도 안 신고 있는 정희를 보고 염정훈이 나무랐다. “아무리 집에 난방이 되어있어도 신발은 신고 다녀야지. 안 그러면 몸에 쉽게 습기 차. 그렇지 않아도 몸이 허약한데 몸 차게 굴면 안 돼.”
“알았어. 잠에서 깼는데 너도 안 보이지 밖에는 번개가 치지.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냥 너무 무서워서 너만 찾아다녔어.”
“미안해. 다시는 말도 없이 떠나지 않을게.”
염정훈은 자책을 느꼈다. 몸을 숙여 서정희를 안아 들어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 내가 안 보이면 나를 찾던가 아니면 진영한테 연락해. 귀찮게 군다고 생각하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