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7장

얼굴이 빨개진 서정희는 얼른 시선을 돌렸다. “새우 요리 맛있어 보이네. 먹어볼게.” 서정희가 젓가락으로 집기도 전에 염정훈은 얼른 다 깐 새우를 그녀의 입에 넣었다. “맛있어?” 매운 맛과 새우의 향이 어우러져 별미였다. 익숙한 맛이 혀끝에서 위까지 퍼졌다. 너무 오랜만에 먹어보는 맛이었다. 서정희는 너무 매워 혀를 내밀면서 오렌지 물을 정신없이 들이켰다. “많이 매워?” 염정훈은 걱정스레 물었다. “조금. 그런데 너무 맛있어.” 서정희는 매운 걸 먹지 못하면서도 매운 음식을 찾았다. 너무 매워 귀까지 빨개졌는데도 입 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염정훈이 아무리 빨리 새우를 깐다 하더라도 서정희가 먹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천천히 먹어.” “알았어. 이 솜씨를 가지고 길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지 않는 것이 너무 아쉽네.” 서정희는 물을 마시면서 고개를 돌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정훈은 애틋한 눈빛으로 서정희를 바라보면서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 필경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를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아마 너무 오래 먹지 않아서 그런지, 아무리 매워도 그녀가 계속해서 입에 넣는 것을 막지 못했다. 염정훈의 새우 까는 속도에 비하면 서정희는 너무 느렸다. 그래서 염정훈이 다 까기만 하면 그녀는 자발적으로 입을 가져와 재빨리 그의 손에 있는 새우를 물어갔다. 염정훈은 순간 멍해졌다. 방금 전에 서정희가 새우를 물다가 입술이 그의 피부에 닿았다. 일회용 장갑을 낀 상태였어도 그 부드러운 느낌을 놓칠 수가 없었다. 마치 깃털로 자신의 가슴을 잠깐 간지럽히고는 달아다는 격이었다. 그의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했다. 서정희는 먹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자신이 마른 장작에 불을 지펴놓은 것도 몰랐다. 염정훈이 서정희를 바라보는 시선은 서정희가 접시 위의 새우를 보는 눈빛과 유사했다. 그는 한 입에 그녀를 삼켜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정희와 맞춰가는 단계이고, 그녀는 아직 경각심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았다. 염정훈은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