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1장
화려한 침대에 따뜻한 햇볕이 쏟아졌다.
침대 위에 누워있는 여인은 눈 같이 흰 피부에 예쁜 오관을 가져 백설 공주를 방불케 했다.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눈을 자극했는지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잠에서 깼다.
그러자 머릿속은 백지장이었고, 두통이 수반되었다.
대뇌는 남김없이 도난당한 듯 아무런 기억이 없었고, 마음도 누군가가 파간듯 텅 비어있었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귓가에 물소리가 들려서, 서정희는 욕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안에서 누가 씻고 있는 건가? 누구지?
그녀는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서 바닥으로 내려와 맨발로 카펫 위를 걸었다.
밖은 추운 겨울이지만, 집안은 난방을 틀어서 봄 날씨였다.
서정희는 주변을 한 번 훑었다. 노란색 위주의 인테리어였다.
솜사탕 같이 부드러운 침대와 구름 같이 폭신해 보이는 아이보리 소파가 보였다.
게다가 벽에는 커다란 사진이 걸려 있었고, 사진 속 여인은 드레스 차림으로 남자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 남자는 늘씬한 몸매에 더없이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서정희는 화장대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거울 속에 사진 속 여인과 똑같이 생긴 얼굴이 드러났다.
이게 그럼 저 여인? 결혼까지?
머릿속은 순간 물음으로 꽉 찼다. 이때 욕실 문이 열렸고, 한 남자가 목욕가운을 두른 채 걸어 나왔다. 바로 사진 속 남자였다.
분명 날카로운 날을 애써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서정희는 여전히 그에게서 위험을 느꼈다.
가슴팍에 노출된 긴 흉터는 잘생긴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정희야, 깼어?”
서정희는 그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손을 들어 벽에 걸린 웨딩드레스 사진을 가리키면서 물었
“우리 무슨 관계야?”
염정훈이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으려고 하자, 그녀는 경각성을 높이면서 한 걸음 물러서서 큰 눈망울로 그를 빤히 쳐다봤다.
염정훈은 서정희가 크리스털 촛대를 쥐고 있는 손을 주시했다. 서정희는 자신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있었다.
염정훈이 상상했던 재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그는 서정희가 모든 기억을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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