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0장

“정희야, 행복해야 해.” “말했잖아. 꼭... 너를... 지켜... 지켜줄 거라고. 영... 영원히. 안녕, 정희야.” “이 계집애야, 이 아빠가 너와 아이를 지켜줄 거야.” “우리 딸, 너무 예쁘네. 엄마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정희 학생! 너무 대단해요, 이번에도 시에서 1등이에요.” “정희야, 나 너 좋아해. 우리 사귈까?” “정희야, 또 만두 사러 왔니? 늘 주문하던 대로 주면 되지? 아줌마가 이미 다 기억했어.” “내 손자가 너를 괴롭히면 내가 관을 열고 나와서 저 자식 때려죽일 거야.” “정희 학생, 성적이 이렇게 좋은 건 해외 유학을 준비하는 거예요? 정희 학생은 정말 내가 본 학생 중에 가장 재능이 뛰어난 아이예요.” “이 계집애야, 이름이 뭐야? 내가 다시 찾아올게.” 예전에 알던 사람들이 작별인사를 하듯 서정희의 눈앞에 나타나자 그녀는 손을 내밀어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서정희가 손을 대기도 전에 그들은 거품처럼 사라졌다. 염정훈은 당황한 얼굴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서정희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서정희는 손을 뻗어 이리저리 흔들더니 결국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염정훈이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화면은 다시 10대였던 그때로 왔다. 운동장에서 만난 흰색 셔츠를 입은 남자가 그녀를 향해 손을 뻗더니 온화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리 와, 이제 나와 같이 집에 가.”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 서정희는 이내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바닥에 그대로 ‘쿵’하고 넘어졌다. 정신을 잃기 전, 그녀의 귀에 마지막 두 글자가 들려왔다. “정희야.” 염정훈은 그녀를 안아 들었다. 물론 잠깐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모든 것이 그의 통제하에 있었다. 주위의 몇몇 사람들도 모두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이건 대체 무슨 막장 이야기이지? 이때 팝콘을 먹고 있던 누렁이의 입맛이 뚝 떨어졌다.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의 차가운 시선이 자기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찌나 깜짝 놀랐는지 누렁이 어깨에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