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9장

서정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려 했지만 서정희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염정훈은 그녀를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했다. 꼭 마치 뱀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고 움직이지 못하게 조이는 것 같았다. 그녀는 정말로 간신히 여기까지 왔다. 곧 블랙 X에 들어갈 수 있었고 곧 염정훈을 벗어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싫어! 나는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다고! 염정훈! 당신을 계속 원망하게 하지 말라고! 해독제는? 분명 해독제가 있을 거야! 그렇지?” 서정희는 염정훈의 멱살을 잡아당겼지만 염정훈은 피가 나는 얼굴에 광기 어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희야, 나는 이 행동을 후회하지 않아. 이 세상에 그런 해독제는 없어.” 서정희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동안의 아픈 것들을 어떻게 이겨냈는지는 오직 그녀만이 알고 있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죽을 고비도 넘겼었다. 하지만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그녀를 다시 일어서게 했고 그렇게 힘들게 오늘 이 자리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녀는 더 이상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 어떤 것도 두렵지도, 무섭지도 않았고 더 이상 공포에 떨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겨우 자기를 속박하고 있던 우리들을 부쉈지만 염정훈은 그녀를 예전 모습으로 되돌리려 했다. 서정희는 손을 올려 염정훈의 뺨을 거세게 때리려 했지만 순간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녀는 손을 뻗어 머리를 감싼 채 고통스러워 바닥을 뒹굴었다. 염정훈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옆에 있던 진영이 한마디 했다. “이는 사모님의 체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요. 사람마다 약을 투여한 후 반응이 다 다르거든요. 사모님은 임상 실험자와 다릅니다. 임상시험에 동의한 대부분 사람들은 진짜로 과거를 잊으려고 했어요. 사모님처럼 격하게 거부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두통이 생기는 거예요.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부작용은 단지 몇 분밖에 되지 않아요.” 염정훈은 쪼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