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6장

서정희는 감탄할 겨를도 없이 손을 뻗어 사내를 어깨너머로 내동댕이치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앞으로 달려갔다. 뒤에서 누렁이의 욕설이 들렸다. “비주류, 너 혹시 신장이 안 좋아? 계집애 하나를 못 잡으면 어떡하겠다는 거야? X발, 다 된 밥에 재를 뿌려?” “빨리 안 쫓아가?” 그러자 몇 명이 발을 빼며 서정희를 향해 쫓아갔다. 비주류는 엎드려 헤드셋을 연결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람 찾았어요.” 그는 느릿느릿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몇몇 사람의 분주한 뒷모습을 보고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드러냈다. 서정희는 빠른 속도로 달렸지만 정글이라 길이 고르지 않아 평소 체력의 두 배 가까이 썼다. 게다가 가끔 뱀 한두 마리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기도 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서정희는 너무 더워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었다. 뒤에 있는 사람들은 마치 고양이가 쥐를 쫓는 것처럼 바짝 따라갔다. “도망가려고? 오늘은 어디로 도망가는지 한번 지켜볼게.” 서정희의 체력이 떨어지는 게 현저히 보이사 한 사람이 그 기회를 노리고 바로 서정희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는 자기가 한 마리 쥐를 잡은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몸을 날린 순간 가슴에 딱딱한 것이 박혔고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펑'하는 소리가 들리며 피가 사방에 튀었다. 순간 서정희의 눈앞에 다시 차안심이 죽던 그 날의 장면이 떠올랐다. 총 한 발에 사람이 죽었던 그 날... 그 누구도 서정희의 손에 이런 무기가 있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 “셋째야!” 누렁이가 분노하여 소리쳤다. “너 대체 누구야? 어떻게 총을 가지고 있어?” 정말 이런 상황만 아니면 서정희도 굳이 총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 이건 반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총소리에 서정희의 신분이 노출되기도 쉬웠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팔을 들어 누렁이를 겨누며 말했다. “꺼져.” 처음으로 사람을 죽인 서정희는 아직도 마음이 두근거렸다. 비록 그들이 원래 극악무도한 벌로 사형을 선고받았더라도 죽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혼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