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6장
조민하는 보기만 해도 안쓰러운 서정희와 도무지 다툴 수 없었다.
서정희의 어머니는 그녀가 어렸을 때 돌아갔고 아버지는 식물인간이 되었으며 그녀의 결혼 생활은 불행했다.
독하지 못한 조민하는 무릎을 꿇은 서정희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정희 양, 바닥이 차가워요. 몸도 약한데 빨리 일어나세요.”
볼록해진 배가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분명 조산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다친 사람은 서정희뿐만이 아니었다.
명훈은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절며 뛰어왔다.
“아주머니, 차안심은 자발적으로 사모님을 보호한 거지 사모님과는 관계가 없어요. 모두 제 잘못이에요. 제가 지키지 못했으니 그 목숨은 제가 갚을게요.”
명훈은 차진호를 만나기 위해 병원에 온 적 있다.
비록 한 번 만났지만 그녀는 명훈이 아주 좋은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 다리가......”
명훈의 뒤에 있는 병실에서 덩치가 큰 남자들이 연이어 나왔는데 어떤 사람은 손을 다치고 어떤 사람은 다리를 다쳤다.
“아주머니, 저희 잘못이에요. 팀장님은 아무 잘못도 없어요. 지금 제일 속상한 사람이 바로 우리 팀장님이세요.”
덩치가 크고 몸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이러고 있으니 왠지 웅장하기도 하고 공포의 분위기도 조성했다.
염정훈은 서정희를 부축한 채 사람들 속을 헤치고 나왔다.
이렇게 많은 건장한 남자 중에서 그가 등장하자 주변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분명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조민하는 무언의 위협을 느꼈다.
염정훈의 눈동자에는 핏발이 가득 섰고 잘생긴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제가 이들의 대표이자 차안심 씨의 고용주입니다. 이미 사람을 보내 차안심 씨의 후사와 배상 문제를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는 진영처럼 침착하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들 눈에 사람의 생명은 마치 훅 불면 흩어지는 모래알과도 같다는 듯이.
조민하는 방금 사라졌던 노기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저기요. 돈 많은 건 알겠는데 우리 딸 목숨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어요. 나 돈 필요 없어요. 그러니까 내 딸 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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