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7장
서정희가 고개를 들어보니 멀리서 키가 크고 마른 체구의 소년이 절뚝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는데 차안심과 많이 닮아 보였다.
비슷한 얼굴이지만 한 사람은 명랑하며 다른 한 사람은 음침하고 차가웠다.
서정희의 시선을 의식한 걸까. 소년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죄송해요. 우리 엄마가 상황을 잘 모르셔서 실례했어요.”
진영이 이미 사건의 자초지종을 얘기해 줬지만 혹시라도 조민하가 이 사실을 알고 속상해할까 봐 일부러 숨겼는데 결국 조민하가 여기까지 찾아왔다.
서정희는 소년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차진호 씨 맞죠. 안심 언니한테서 들은 적 있어요.”
잘생긴 얼굴에 붉어진 눈시울, 그리고 창백한 안색의 차진호는 다친 다리를 절뚝거리며 걸어왔다.
서정희가 반응하기도 전에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소년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죄인처럼 참회했다.
“일의 경과는 모두 들었어요. 모두 제 잘못이에요. 제가 우리 누나와 서정희 씨를 다치게 했어요. 제가 피하기만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서정희는 한숨을 내쉬더니 진영에게 그를 일으켜 세우라는 눈짓을 했다.
“다리도 성치 않으니 더는 자신을 해치는 일은 하지 말아요. 이건 그들의 완벽한 계획이에요. 그러니 진호 씨가 아니더라도 부모님이 표적이 되었을 거예요. 그러니 자책하지 말아요. 오히려 내가 안심 언니에게 미안한걸요.”
차진호는 서정희의 평평한 아랫배를 주시했다.
비록 그는 여자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한 엄마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이건 미안하다는 말로 보상할 수 없는 일이다.
서정희는 다시 조민하를 향해 말했다.
“아주머니, 안심 언니 일은 제가 정말 죄송해요.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서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저도 이해해요. 하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죠. 그래야 안심 언니도 편히 떠날 수 있을 거예요. 계속 이러신다고 해서 안심 언니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놈들은 더 만족스러워 할 거예요.”
조민하가 눈물을 흘리자 서정희는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제가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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