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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장

서정희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밤이 되었다. 복도 밖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눈을 뜬 서정희는 꼼짝달싹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마치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처럼... 서정희는 이 모든 게 그저 꿈만 같았다.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염정훈은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를 바라보더니 쉰 목소리로 말했다. “정희야, 깼어?” 염정훈의 초췌한 얼굴로 말미암아 아마 그도 며칠 밤을 새워가며 그녀를 지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즘 서정희는 매일 영양제 수액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입이 마르면 면봉에 물을 묻혀 입술을 적셨다. 잠에서 깬 서정희는 하마터면 입도 벌리지 못 할 뻔했다. 염정훈은 그녀가 눈을 뜬 것을 보고 물었다. “뭐가 필요해? 목이 말라? 아니면 배가 고파? 알려만 줘.” “목이 말라...” 서정희가 드디어 원하는 것을 먼저 말하자 염정훈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그는 서정희에게 물을 떠다 주기 위해 얼른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며칠째 밤낮없이 쉬지도 않고 제대로 먹지도 못한 상황에 몸을 일으키다 보니 염정훈은 갑자기 현기증이 나 그대로 넘어졌다. 다행히 넘어지면서 땅에 부딪히기 직전 날렵하게 손을 뻗어 테이블을 받쳤기에 겨우 몸을 가눌 수 있었다. 물론 조금 초라해 보이긴 했지만 염정훈은 한치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주방으로 달려가 따뜻한 물 한잔을 떠 갖고 와 서정희에게 건넸다. 며칠째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염정훈을 본 서정희는 사고가 난 이후로 염정훈이 계속 자기 옆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정희야, 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마셔.” 그의 눈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입 주위로 수염도 솟아올랐다. 과거 서정희가 알고 지내던 염정훈은 언제나 양복 차림으로 군주 같은 모습이었고 늘 강압적이었다. 그에게서 절대 이런 퇴폐적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염정훈은 자기의 모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살뜰히 서정희를 보살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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