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3장
서정희는 첫 임신에 태동이 느껴져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다급히 염정훈에게 그 소식을 알리려고 했던 그때가 생각이 났다.
그날 그녀는 여러 개의 음성과 동영상을 보냈었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마침내 저녁에 돌아온 그를 보고 그녀는 얼굴에 미소가 번진 채 그에게 다가갔다.
“나 아이가 움직이는 게 느껴져. 정말이야. 한 번 만져봐.”
임신한 지 겨우 3개월이라 배가 뚜렷하지 않았었던 그녀를 보고 염정훈은 그저 차갑게 훑으며 자리를 떠났다.
냉수 대야에 맞아 온몸이 흠뻑 적은 듯한 그녀는 그제야 누구나 다 자신처럼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아이가 뱃속에서 점점 자라고 태동이 분명해졌는데도 그녀는 입 뻥끗하지 않았었다.
일찍 나가서 늦게 돌아오는 게 일상이었던 염정훈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 그녀의 몸의 변화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있었다.
그녀가 임신한 지 몇 개월 동안 염정훈은 그녀의 배를 만져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허나 의외이게도 오늘의 그는 간절한 눈빛을 띠며 조심스레 부탁을 하고 있었다.
바로 거절하려고 입을 열려던 그때 휴게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서정희와 서시우가 곧바로 눈길을 돌렸다.
양백호와 차안심은 앞뒤로 걸어 들어왔고 양백호는 손에 봉투를 든 채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법의관이 아직 시체를 부검 진행중이에요. 그리고 유전자 검사는 제가 모든 과정을 지켜봤으니 결과에 문제는 없을 겁니다.”
천천히 종이봉투를 집어 든 차안심은 눈에 선명하게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다.
쥐 죽은 듯 고요한 방에서 숨죽이고 있는 서정희는 자신의 치마를 움켜쥐었다.
그녀 자신도 왜 이토록 긴장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서씨 집안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잠시 후 잔뜩 초조해진 서시우는 서정희가 결과에 대해 묻기도 전에 기절했다.
“시우 씨!”
양백호는 황급히 다가가 서시우를 붙잡자 결국 그 결과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 틈을 타 서정희는 고개를 숙여 검사 결과를 보게 되었다.
그 시체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