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7장
의사로부터 서제평의 상황을 전해들은 서정희는 슬퍼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몰랐다.
다행인 것은 서제평이 무사하다는 것이었고 나쁜 건 또다시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정희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자신과 아이가 서제평의 유일한 집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없었다면 아마 서제평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성큼성큼 다가온 염정훈의 커다란 그림자가 서정희를 가렸다. “정희야.”
염정훈을 보자마자 서정희는 표정이 굳어졌다. 목소리에는 증오가 한껏 묻어났다. “넌 또 왜 왔어? 내가 죽었는지 확인하러 온 거야?”
한때 자신을 사랑했던 눈동자에 지금은 증오와 경멸만이 남아있었다.
염정훈의 머릿속에는 온통 자신을 사랑하던 귀여운 모습 뿐이었다. 이렇게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올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지금의 서정희는 자신을 보기만 해도 싫증을 냈다.
염정훈이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희야, 내가 네 친부모님을 찾아줄게.”
염정훈은 서정희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도 잘 알았다. 자신을 돌아보게 하려면 이러는 수 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몸을 돌려버린 서정희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방금 너랑 백지연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았어.”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자 서정희는 마지못해 몇 마디 했다. “괜히 쓸데없이 시간 팔지 마. 백 아저씨가 살아 계셨을 때 이미 다 알아 봤어. 그때 산후조리원은 불에 타버렸고 원장도 이미 죽어 세상에 없어. 조사하려고 해도 할 방법이 없어.”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또 있어.”
서정희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단주연 말하는 거야?”
“응. 단주연이 그 장본인니까 당신 생부가 누구인지 그녀만큼 잘 아는 사람 없을 거야.”
“그 사람이 입을 열지 않을 수도 있지. 아빠가 다 나으면 물어보려고 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서정희는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 자신이 뭐를 잘못해서 이렇게 기구하게 사는 지 몰랐다.
염정훈이 조심스레 서정희의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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