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6장
“네가 아버님 딸이야? 그럼 정희 부모는 누군데?”
염정훈의 허를 찔렀다. 백지연은 그가 서정희를 언급해서 기분이 나빠졌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엄마가 죽기 전에야 모든 걸 알았어.”
물론 지금은 서정희의 신분에 대해서 캐물을 때가 아니었다. 서제평이 정희의 친 아빠가 맞든 아니든 정희는 서제평을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여겼다.
“네 아빠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대한 거야? 아버님이 전에 머리를 다친 적이 있는데?”
백지연은 한껏 억울해졌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동안 만난 적도 없다가 얼마 전에야 진실을 알았어. 나도 찾아 뵙고 싶었지만 아빠가 식물 인간이 되고 나서 행방불명 됐다는 소식을 알게됐어. 그리고 아빠 얼굴도 사진으로만 봤었어. 그때랑 지금 너무 많이 달라져서 바로 알아보지 못했던 거야. 정훈 씨,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 이미 엄마를 해친 상황에 친아빠까지 해치지는 않을 거야.”
백지연이 숨이 넘어갈 듯 슬퍼해하는 모습을 보고도 염정훈은 조금도 가여워 하지 않았다. “네가 아버님더러 청첩장을 가져오라고 한 거니까 결국은 네 자업자득이지.”
“그럼 정훈 씨는? 정훈 씨는 뭔데? 나랑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서정희랑 계속 연락하고. 날 대체 뭐로 생각하는데? 정훈 씨 마음에 내가 있기는 해?”
백지연은 억울해 하며 분통한 모습을 보였지만 염정훈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내 마음 속에 네가 있냐고?”
염정훈의 말은 분명히 백지연을 모욕하는 말이었다.
염정훈은 백지연을 휠체어에 제대로 앉히고 몸을 숙여 귓가에 속삭였다. “백지연, 지난 번에도 경고했지. 지성을 봐서라도 와이프 자리는 너한테 줄 수 있지만 네 본분 잊지 마. 내 마음 속에서 넌 영원히 사촌 형수일 뿐이야. 평생 널 사랑하는 일은 없을 거고, 다음 생에는 더더욱 없을 거야. 내 감정은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가 없어. 보아하니 넌 내 말을 귀담아 들은 적이 없구나.”
염정훈이 백지연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백지연은 온 몸에 냉기가 돌았다.
백지연은 몇 번이고 염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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