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5장
염정훈은 서정희가 말한 대로 얼른 간식을 사 가지고 왔다. 서정희는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음식을 먹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위가 뒤집히는 느낌이 그나마 멈추는 듯했다.
그녀가 좀 나아진 것을 본 염정훈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속이 안 좋아? 우리 검사를 받으러 가자. 임신한 지 3개월이 안 됐으니 내가 아무리 밉더라도 아이 갖고 장난치지 마.”
서정희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지만 뒤따라 달려온 백지연이 염정훈의 말을 들었다.
“너, 너희들 나 몰래 뭘 했어?”
백지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
가뜩이나 지친 서정희는 백지연의 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 병원이야. 조용히 해.”
“몹쓸 년, 감히 내 남편을 꼬셔? 내가 오늘 너와 끝장을 보고 말겠어!”
백지연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서제평을 보러 온 건데 오자마자 이런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될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급히 일어나다가 또 심하게 넘어졌다.
염정훈이 얼른 다가가 그녀를 잡아주자 백지연은 염정훈의 품에 안기며 눈물을 흘렸다.
“정훈 씨, 나와 결혼하기로 해놓고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어?”
서정희는 가뜩이나 만사가 귀찮게 느껴지는 상황에 두 사람이 눈앞에서 연기까지 하고 있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바로 일어나 자리를 뜨려 했다.
“가지 마. 내 남자를 꼬실 배짱은 있으면서 나와 직접 대면할 자신은 없는 거야?”
서정희는 백지연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뒤돌아서 성큼성큼 그곳을 떠났다.
염정훈이 낮은 목소리로 백지연에게 말했다.
“그만해. 함부로 얘기하지 마.”
그의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에 백지연은 코를 훌쩍이며 울음을 그쳤다.
그러고는 이내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염정훈을 바라봤다.
“오늘이 정훈 씨와 나의 결혼식 날이야. 그런데 어떻게 손님들 앞에서 서정희를 안고 나갈 수 있어? 나만 혼자 덩그러니 놔두고. 그것도 백씨 집안 사람들이 다 있는 곳에서.”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야.”
염정훈은 백지연을 부축해 의자에 앉히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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