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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장

이 말은 마치 마지막 지푸라기조차 앗아 가는 것 같았다. 꼭 마치 누군가가 가뜩이나 휘청거리는 서제평의 몸을 뒤에서 세게 미는 듯했다. 순간 서제평은 배 안에서 피가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피를 토했다. 그 모습에 여수정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이보세요, 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 일부러 이러시는 거예요? 경비, 어디 있어? 이 사람을 당장 쫓아내지 않고 뭐해?” 백지연은 독기 서린 눈으로 여수정을 노려보며 한마디 하려 했다. 그 순간, 염정훈이 재빨리 다가와 서제평을 부축하며 물었다. “아버님, 괜찮으세요? 진영아, 빨리 아버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 서제평이 고개를 돌리자 신랑 차림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염정훈의 얼굴이 보였다. 화가 잔뜩 난 서제평은 숨이 차올라 한마디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겨우 입을 열었다. “서... 서씨 가문을 파산시킨 게 네가 한 짓이야?” 서제평은 자신이 줄곧 좋게 봤던 사위가 서씨 가문을 파산시킨 장본인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비록 그때의 일들에 이상한 구석이 확실히 많았지만 그는 한 번도 염정훈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저 예전에 미움을 샀던 비즈니스 파트너가 한 짓이라 생각했다. 염정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버님, 나중에 다 설명드릴게요. 우선 일단 사람 불러서 모셔다드릴게요.” “어디로?” 서제평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염정한을 가리켰다. “얘도 너의 아들이야?” 옆에 있던 여수정은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염정훈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한마디 끼어들었다. “당연하죠. 얼굴이 염 대표님과 똑같잖아요. 누가 봐도 염 대표님 아들인데.” 그 말에 서제평은 떨리는 손으로 염정훈의 뺨을 때렸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서제평의 행동 하나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내 딸이 너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너는 어떻게 내 딸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처음에 네가 나와 어떻게 약속했는데? 이 배은망덕한 놈아! 내가 정말 눈이 멀어서 너 같은 사람에게 내 딸을 시집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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