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0장
서재평은 결혼식장을 여러 바퀴 돌아봤지만, 염정훈이 보이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백선과 변선희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백선에게 딸 하나밖에 없다고 들었는데, 딸의 결혼식에 왜 아무도 없는 거야?
백 어르신도 못 본 사이 많이 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경사를 치르는 기쁨이 없었다.
몇 바퀴 돌고 나니 힘들어서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바로 옆 룸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연 언니, 서정희가 올까요?”
서정희라는 세 글자에 서재평은 자연스레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바로 정문에 걸려있는 포스터 속 신부였다.
저 여자가 염정훈과 결혼할 여자인가?
뜻밖이었던 것은 그녀가 휠체어에 앉아있다는 사실이었다.
염정훈과 결혼하는 여자에 대해 온갖 부정적인 상상만 했는데, 장애가 있는 모습을 보자 마음속의 분노가 조금 가라앉았다. 어쩌면 자신이 추정했던 것과는 달리 오해가 있을 수 있겠네.
서재평은 여자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염정훈이 나타나면 다시 물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백지연의 안색은 눈에 띄게 안 좋았다. 서정희의 얘기를 꺼내자 더욱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서정희가 오든 말든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을 거야. 앞으로 내가 염씨 집안 안부인이야.”
“그래, 맞아요. 서정희는 이미 과거형이에요.”
여수정은 많이 얌전해졌다. 백지연 앞에서 이제는 서정희를 함부로 논하지 않았다.
백지연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로 성격이 더 괴팍해졌다. 그녀는 휠체어의 손잡이를 꽉 잡더니 낯빛이 어두워졌다.
“나쁜 년! 이혼하고도 우리 정훈이에게 꼬리를 치다니,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지연 언니, 어쨌거나 염 대표님과 결혼하는 건 언니잖아요. 언니가 이긴 거예요. 언니 몸을 생각해야죠. 지금은 몸을 잘 추스려서 하루 빨리 완쾌되는 게 급선무예요. 그럼 언니 부모님도 하늘나라에서 안심할 거예요.”
서재평이 지금 막 나서서 막말을 해대는 백지연에게 따지려고 할 때, 갑자기 여수정의 말을 듣고 몸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