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장
서재평은 이내 놀란 기색을 거두고,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방금 전에 꽃을 다듬다가 남은 쓰레기를 휴지통에 버렸어.”
그러면서 테이블 위의 꽃을 휴지통에 버렸다. 그러자 마침 갈기갈기 찢어진 청첩장이 가려졌다.
“서 선생님, 이런 일들은 우리한테 시키시면 됩니다.”
“괜찮아. 많이 움직이는 게 회복에도 좋아? 정희는 깼어?”
“아직 깨지 않았어요. 요즘 들어 잠이 퍽 늘었어요. 가끔 열한 시에 일어나요.”
서재평은 생각을 잠깐 하더니 말했다.
“잠이 많으면 좋지. 오늘 내 친구가 생일이라 전화 한 통 하고 싶은데, 혹시 휴대폰을 잠깐 빌려줄 수 있어?”
차안심은 순진해서 크게 생각하지도 않고, 휴대폰을 바로 건네주었다.
“여기요.”
서재평은 전화번호를 누르고 구석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차안심은 눈치를 채고 한 걸음 물러서서 서재평을 계속 살폈다.
최근 서재평이 외부 소식을 접하지 못하도록 특별히 조심하라고 염정훈이 당부했었다.
그냥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건데 별일 없겠지.
그런데 서재평의 안색은 갈수록 안 좋아졌다. 몇 분 후 서재평은 휴대폰을 돌려주면서 말했다.
“그럼 먼저 가서 아침 식사를 할게.”
“네, 알겠어요.”
서재평은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차고로 발걸음을 돌렸다.
매일 이 시간에 기사는 마트로 물건을 구매하러 갔다. 기사가 모르는 사이, 서재평은 뒷좌석에 숨었다.
서정희와 염정훈이 자신에게 휴대폰을 주지 않는 이유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소식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정희가 종일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구나. 예전처럼 자주 웃지도 않고.
두 사람 사이에는 작은 문제가 아니었어. 염정훈이 배신했어.
서재평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눅잦혔다. 마음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반드시 정희를 위해 내가 나서야 해.
그래서 염정훈에게 절대 들켜서는 안 돼. 그러면 집을 벗어나지도 못할 거야.
다행히 모든 게 순조로웠다. 마트에 도착하자, 기사는 물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