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2장

서정희가 견지하자 염정훈도 그녀의 뜻을 따랐다. “도착하려면 멀었으니 좀 쉬어.” 서정희는 굳은 얼굴로 그를 거절했다. “아니야, 안 졸려.” 그러나 10분 후, 그녀는 결국 잠이 들었고 머리는 계속 유리창에 부딪히곤 했다.   염정훈은 이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자신을 뭘로 보고, 굳이 창문에 달라붙어야 하나? 참지 못하고 서정희를 품에 안았는데 그녀는 잠시 눈을 떠서 바둥거렸지만 너무 졸려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요즘 그녀는 잠이 참 많아 하루종일 졸리는 상태였다. 염정훈은 말없이 그녀의 곁을 지켰다. 혼란스러운 3년, 서정희와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게 참 오랜만이었다. 그는 시간이 좀 더 느리게 갔으면 했다. 날이 어두워질때쯤 차는 산을 올랐고 서정희도 잠에서 깨어났다. 염정훈의 품에 안겨있는 것을 발견하자 그녀는 바로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반응에 염정훈은 한숨이 나왔고 서정희는 금방 잠에서 깨어나 쉰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 도착해?” “몇 분이면 돼.” 차 안에는 다시 적막이 흘렀고 염정훈은 일찍 준비한 타르트등 디저트를 꺼냈다. “배 고프지? 점심에 만든 거야, 조금만 먹어.” 서정희는 묵묵히 타르트를 받아먹었다. 배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지 그와 따질 필요는 없다. 하나를 다 먹었을 때 마침 휴양지에 도착했다. 휴양지는 산속 깊은 곳에 있어서 매우 한적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벌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저쪽에서 계곡이 있는지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수양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었다. 능숙하게 복도를 지나 방으로 서정희를 안내하는 것을 보니 이곳에 자주 온 게 분명했다. 염정훈이 노크를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방을 지키는 하인이 서둘러 해명했다. “아가씨께서 머리 아프다고,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자고 계실 겁니다.” “내가 직접 문을 열게.” 서정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염화진과의 원한도 끝날 때가 됬다. 방안은 불이 다 꺼져 있었고 창문은 열려 있었으며 커튼이 바람에 날렸다. 누군가가 침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