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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전아영은 의대생이라 항암 치료의 부작용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서정희의 결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암에 죽는 것이 아니라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죽었다. 그건 너무 지겹고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이기적이게 서정희에게 감당하라고 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를 악물고 버텨봤자 더 빨리 떠나보낼 지도 몰랐다. 전아영은 등 뒤에서 서정희의 허리를 안으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좋아, 내가 함께해 줄게.” 눈물이 조금씩 서정희의 잠옷을 적셨다. “그때 엄청 아팠지? 미안해,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요 며칠 많이 나아졌어. 아영아, 고마워. 난 혼자 외롭게 떠나고 싶지 않아. 원래는 염정훈에게 같이 있어 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으니, 아마 앞으로 더는 엮일 일 없을 거야.” 염정훈 이야기가 나오자 전아영은 속에서 열불이 솟구쳤다. “정희야, 걔 동생 묘지를 누군가가 망가트린 데다 누군가가 네가 망치를 들고 있는 것까지 사진을 찍었다는 건, 누가 일부러 널 모함하려는 거 아니야?” “백지연 말고는 없어.” 서정희는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염정훈이 막 그녀와 한 달 있어주겠다고 약속하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 백지연과 연관이 있는 게 분명했다. “백지연인 걸 알면서 왜 이렇게 덤덤해!” “작년부터 지금까지 백지연은 나와 염정훈이 이혼하게 수많은 방법을 써왔어. 솔직히 말해 수법이 대단한 편이 아니라, 염정훈은 그걸 못 알아봤을 리가 없어. 하지만 매번 무조건적으로 백지연 편에 섰지. 처음에는 논리적으로 반박하려고 했는데, 나중에서야 옳고 그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편애가 중점이라는 걸 깨달았어.” 서정희가 의기소침해하는 것을 본 전아영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의지를 북돋아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 만약 염정훈 동생의 묘지를 건드린 게 진짜로 백지연이라면 설령 네가 이혼을 한다고 해도 그 여자에게 좋은 일은 없을 거야.” “아영아, 나와 염정훈 사이의 문제는 백지연이 아니라, 염정훈 동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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